뷰티라이프 칼럼

본지 창간 20주년

불량아들 2019. 6. 17. 11:05

Editor’s Letter

 

본지 창간 20주년

 

며칠 전, 기자가 자주 다니는 주점에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유명 시인과 한잔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어느 정도 불콰해진 우리는 서로 농담도 주고받으며 흥에 겨워 어깨춤을 추기도 했습니다. 술이 오르면 허풍이 세지기 마련. 유명시인은 차기 노벨문학상 감으로는 자기밖에 없다고 큰 소리를 쳤고, 순간 초라해진 기자는 나는 돈 안 되는 잡지를 21년이나 하고 있다고 응수했습니다. 시인의 다음 행동이 가관입니다. 존경어린(?) 시선으로 기자를 쳐다보더니 힘주어 끌어안는 것입니다. 그러곤 위대한 친구를 뒀다고 너스레를 떱니다. 우리의 2~3차는 더 즐거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우리의 속담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본지가 19997월호로 창간됐으니 햇수로는 21년이요, 통권으로는 241호 째입니다. 그동안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지나감은 기자만의 소회는 아닐 것입니다. 물론 물리적인 시간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물리적인 시간은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고유의 업적이기도 합니다. 그러고 그 시간의 두께만큼의 사람들과의 교류는 그 무엇에 비해도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세상은 변했고, 변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잡지 환경은 창간할 때와는 전혀 다른 토양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천지개벽에 다름 아니지요. 변하는 세상에 맞춰나가야 하는 것은 불문곡직의 사실입니다. 그러나 되짚어 생각해보면 세상이 변하고 있다고는 하나 사람 사는 시스템에는 고유의 영역이 있기 마련입니다. 우리의 몸부림은 여기에서 시작합니다. 고유의 영역을 지키되 변하는 시스템에도 충실해야 살아남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발판삼아 앞길을 뚜벅뚜벅 걸어나가야 함도 잘 압니다. 사이트(beautylife.co.kr)도 더욱 활성화시켜야 하고, 다음 카페 <뷰티라이프사랑모임(cafe.daum.net/hair8288)>도 시끌벅적하게 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본지에 나간 기사나 작품은 앞에서 말한 사이트나 카페에 공유되어지고 있습니다. 13조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것으로 만족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해왔던 여러 캠페인이나 이슈들을 많은 미용인들이 알고 접근할 수 있도록 내실을 다져야겠다는 생각을 창간 20주년을 맞아 다시 다짐해봅니다.

 

매번 말씀드리지만 20년을 미용 분야에서 함께한 것은 행운이었습니다. 이는 오직 전국 미용인들의 격려와 미용관계자분들의 염려 덕분이었습니다. 나태해지지 않도록 앞으로도 끈임 없는 성원과 지지, 그리고 충고를 부탁드립니다.

            이완근(편집국장)alps0202@hanmail.net

 

 

 

장미

 

뼛속

가슴 속

 

참아왔던,

응어리

덩어리

덩어리

 

,

토해놓고

 

작은 바람결에

흔들리는,

흔들리며

향기

퍼뜨리는

 

<뷰티라이프> 2019년 7월호, 창간 20주년 기념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