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나무 열전
학 한 마리 소나무 위에 앉아 있다
자태 늘름하다
나무야 나무야 소나무야
뛰어나지 말지어다
옆 나무만큼 꼭 그만큼만
옹기종기 키 맞추고
나란히 열 짓자꾸나
나대는 태풍에도
오순도순 기대자꾸나
노을 지자
학 한 마리
늘름한 소나무
박차고 날아간다
<뷰티라이프> 2019년 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