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인보(美容人譜)10
미용계 행사에는 그녀가 있다
신한대학교 김민정 교수
고은 시인은 주위 사람들 만 명을 대상으로 시를 짓고 <만인보>라는 시집을 출간했다. 이는 시인이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알려주는 단적인 예이다. 기자는 이를 차용하여 주변 미용인에 대한 시와 스토리를 매달 한 편씩 쓸 예정이다. 그 중에는 성공한 미용인도 있을 것이고 동네에서 나 홀로 미용실을 운영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기자에겐 모두 소중하고 고귀한 미용인 자산이다. 그 분들과 함께 한 생활이 기자에겐 기쁨이고 행복이다. 우리는 미용으로 엮어진 떼려야 뗄 수 없는 미용가족이니까.
이완근(본지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alps0202@hanmail.net
미용계 팔방미인
-김민정 교수
하루 종일 마이크를 잡고 있었다
계획대로 흐르지 않는 행사
그녀는 거기서 더 빛을 발했다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듯 그녀의 재치는 번뜩였고
행사는 물꼬가 트였다
국제기능올림픽 국가대표 지도위원
어깨에 짐 하나가 더 얹어졌다
물 만난 듯 세계로 향했다
그녀를 지배하는 건 열정
뷰티헬스사이언스 교실
두터운 먼지가 다정스러운 곳
그녀의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곳
미용계 동량들의 눈이 또랑또랑한 곳
그녀의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다
그녀의 열정이 언제 식을 지
아무도 모른다
미용계의 대표 사회자
미용계에는 행사가 참 많다. 미용 자체가 세계와 교류하고 있으며, 미용사회가 전국적인 조직을 갖추고 있기에 이는 당연지사다. 미용계 행사에서 사회자만큼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자리도 많지 않다. 더러는 TV 등 방송계에서 활동하는 널리 알려진 전문 사회자가 종종 미용계 행사의 사회를 맡는 경우도 있지만 미용계 행사, 특히 미용경기 대회 등은 전문적인 용어를 이해하고 구사해야 하기 때문에 미용계 인사 중에서 초빙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적인 지식을 많이 알고 있다고 해서 미용계 행사의 사회를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뛰어난 언변과 상황에 맞는 대처 능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미용계의 전문 사회자(?)는 3명으로 압축할 수 있다.
오늘 여기에 소개하는 신한대학교의 김민정 교수를 필두로 순천 청암대학교의 이수희 교수, 울산 동구지회 지회장을 맡고 있는 김경란 회장 등이다. 이 세 사람은 유려한 언술은 물론이고 뛰어난 미모를 지닌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뛰어난 체력 뒤엔 미용에 대한 열정을 지녀
김민정 교수는 이 중에서도 가장 오랜 미용 사회자 경력과 전국을 아우르는 다채로운 이력을 지니고 있다. 김민정 교수의 장점은 바닥을 드러내지 않는 체력에 있다. 그리고 이 체력은 미용에 대한 열정에 다름 아니다.
미용계 행사 중 백미는 미용경기 대회다. 미용경기 대회는 아침 일찍 시작해 마지막 수상자 시상까지 끝내려면 보통 밤늦게까지 이어진다. 대한미용사회중앙회에서 주최하는 대회를 비롯, 서울시장배 등 모든 대회가 그러하다. 하루 종일 사회를 보고도 끄떡하지 않는 김민정 교수를 보고 있노라면 하늘이 내린 체력의 소유자라 여기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은 미용에 대한 열정이 있기에 가능한 자세일 것이다. 하루 종일 사회를 보면서도 얼굴 가득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며 어찌 김민정 교수를 사랑하지 않으며 존경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미용계 팔방미인
김민정 교수는 일에 대한 욕심이 대단하다. 미용을 하시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미용을 시작한 이래 20대 초반에 ‘국제기능올림픽’ 국가대표로 출전, 우수상을 수상했다. 그 후 2005년부터 현재까지 8명의 국제기능올림픽 국가대표의 지도위원으로 국제대회에 참여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정과제인 NCS와 학습모듈 개발에 참여하여 큰 공을 세우고 있다.
미용 엘리트 그룹인 미용장 시험에도 2000년 일찌감치 합격, 당시 최연소 미용장이 되기도 했다. 현재는 신한대학교에서 후학들을 가르치고 있으니 미용계의 팔방미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겸손과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하는 마력
김민정 교수와 기자는 인연이 많다. 미용계 큰 행사는 빼놓지 않고 취재하는 기자의 특성상 만날 기회가 많기도 했지만 김민정 교수의 인품에 기자가 반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녀는 자신을 과시하거나 부풀리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을 낮추는데 익숙해져 있는 것 같다. 미용인이라면 김민정 교수가 현 대한미용사회중앙회 최영희 회장의 큰 며느리라는 것을 다 알고 있을 터. 그러나 김민정 교수는 이런 것을 절대 드러내놓고 말하지 않는다. 유명한 연예인의 자녀들이 역차별을 당하듯이 김민정 교수도 그런 예가 많을 것이란 생각을 기자는 가끔 한다.
우리는 자주는 아니지만 드문드문 전화를 한다. 전화기 너머로 “자기야”하고 부르면 “언제 잘 생긴 국장님이 우리 자기가 됐돼”하고 까르르 까르르 웃는 목소리가 사람을 기분 좋게 한다.
한번은 전화 도중 이런저런 미용계 얘기를 나누다가 미용실 프랜차이즈 문제가 나왔다. 한창 프랜차이즈 미용실이 미용인들의 이목을 집중하고 있을 때였다. 두세 명의 미용인만 모이면 프랜차이즈 얘기가 나왔고 거개의 미용인들은 미용 프랜차이즈 본사의 경영 방침이나 교육, 조건 등을 잘 모르고 있었다.
열정적인 김민정 교수는 우리 잡지사 객원기자가 되어 미용실 프랜차이즈 본사를 탐방하고 기획기사를 쓰면 안 되겠냐고 제안했고 기자는 흔쾌히 승낙했다. 미용인이 가장 궁금하게 생각하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지며 그곳을 선택했을 때 어떤 장점이 있는지 세세하게 기사화하기로 했다.
기자가 걱정했던 건 몹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김민정 교수가 프랜차이즈 본사를 직접 방문해서 미용인들이 의문을 해소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시간을 할애하고 기사화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기자의 우려는 기우였다. 김민정 교수는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일 년 동안이나 그 일을 해내었다. 우러러 보지 않을 수 없는 열정을 기자는 그때 또 보았다.
안팎으로 자기 일 소홀함 없이 다 해
김민정 교수에 대한 일화가 하나 더 있다. 십 수 년쯤 되었다. 의정부에서 김민정 교수의 시동생 되는 원호진 대표와 기자가 저녁을 핑계 삼아 한잔하고 있었다. 술을 못하는 김민정 교수지만 나중에 합류하게 되었다.
같은 술을 마시더라도 유난히 즐거운 자리가 있다. 원호진 대표와의 술자리가 그런 자리였다. 우리 둘은 거나하게 취했고 돈암동에 있는 우리 집에서 한잔 더하기로 했다. 김민정 교수가 운전을 자처했다.
기자의 집에 도착한 후 김민정 교수는 남의 살림집임에도 불구하고 익숙하게 술상을 차렸고 원 대표와 기자는 얼큰하게 취했다. 다음날 눈을 떠보니 원 대표와 기자는 술상을 앞에 두고 거실에서 자고 있었고, 식탁과 주방은 깨끗하게 치워져 있었다. 그 전날 술상을 차려주고 밤늦게 설거지까지 다해놓고 김민정 교수는 의정부 자택으로 돌아갔던 것이다.
덕분에 원 대표와 기자는 1박 2일 동안 밖에 나가지 않고 집안에서 음풍농월할 수 있었다. 원 대표는 형수는 집안일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고 귀띔해주었다.
장황하게 이런 일화를 소개하는 이유는 김민정 교수의 인간됨을 잘 알 수 있는 에피소드이기 때문이다. 안팎으로 자기 일을 다 하는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에너지 뿜뿜
만나는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불어넣어주는 사람이 있다. 그 에너지는 긍정적인 마음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고 기자는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이 주위에 많을수록 그 삶은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언제나 생기 넘치는 기운과 에너지로 우리 미용인들에게 명 사회자로, 국가대표 지도위원으로, 후학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맹활약하고 있는 김민정 교수와 같은 미용인을 곁에 두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복 받은 인생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따스한 가을볕과 청명한 하늘이 펼쳐져 있는 오늘, 김민정 교수의 함박 웃는 모습이 이런 가을날과 닮았다는 생각을 뜬금없이 한다.
<김민정 교수 프로필>
현, 신한대학교 뷰티헬스사이언스학부 부교수
상훈사항
*옥조근정훈장 서훈(대한민국 행정자치부, 2008)
*산업포장 서훈(대한민국 총무처, 1993)
*대통령 표창(대한민국 안정행정부, 2013)
*고용노동부장관 표창(대한민국 고용노동부, 2012)
*교육부장관 표창(대한민국 교육부, 1991)
주요연구사항
*NCS개발 및 개선사업 공동연구원(한국산업인력공단)
*학습모듈 헤어미용 대표집필진(한국직업능력개발원, 2015, 2019)
*2017~2019년 전수교육관활성화사업 모니터링 용역 책임연구원(문화재청)
*2015~2016년 일학습병행제 프로그램개발 ‘박준뷰티랩’외 15개 PM(한국산업인력공단)
*2016년 평생학습마을코디네이터 양성과정개발 책임연구원(경기도 연천군)
*「미용장이 쓴 미용학개론」 외 다수 저서 집필
주요경력사항
*제32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 미용직종 국가대표 우수상 수상
*제27회 전국기능경기대회 미용직종 금메달 수상
*2005년~2019년 현, 국제기능올림픽 헤어디자인 직종 국제심사위원
*직업능력심사평가원 직업능력개발훈련사업 심사평가위원
*소상공인진흥원 사이버 동영상 교육 콘텐츠 개발
<뷰티라이프> 2019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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