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일기

'철없는 봉봉이'와 '보살님'의 해후?(19禁)

불량아들 2020. 8. 25. 14:00

철없는 봉봉이보살님의 해후? (19)

 

아내가 열흘 이상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으니 옆에서 보기 안쓰럽다.

안쓰러운 이는 나만이 아니다.

아내는 나의 심볼을 철없는 봉봉이라고 부르고, 나는 아내의 거시기를 보살님이라고 부른다.(부부들은 민망하기 때문에 흔히 은어를 쓰고 있지 않은가!)

운동을 해야만 불면증이 사라질 수 있다고 잠자리에서 몇 번 애원(?)을 해보기도 했지만 보살님의 주인인 아내는 요지부동이다.

철없는 봉봉이는 기대를 잔뜩 했다가 고개 숙이기 일쑤고...

 

어젯밤에도 퇴짜를 맞고 철없는 봉봉이는 기가 죽어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며 옆자리의 아내에게 진지하게 말했다.

 

출근하기 전에 구청에 들렸다 가야겠어.”

 

구청엔 왜?”

 

아내가 의아한 듯 묻는다.

 

쓸데도 없고 앞으로도 쓸모가 없을 것 같은 철없는 봉봉이 사망 신고하려고.”

 

아내가 간드러지게 웃는다.

 

아침을 먹고 출근하려는데 현관 앞까지 따라온 아내가 뽀뽀 대신 진하게 안아준다.

 

오늘밤엔 보살님한테 철없는 봉봉이 만나라고 할 테니까 구청엔 가지 마.”

 

나는 속으로 야호를 외치며 지하철역까지 꾸부정한 걸음걸이로 걸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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