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원 버는 법
아내는 맥주를 좋아한다.
청소를 하면서 한 잔, 밥을 지으면서 한 잔, 책을 읽으면서 한 잔, 이러니 냉장고에 맥주가 가득해야만 안심한다.
요즘 거개의 편의점에서는 수입맥주 4캔을 만 원에 판다. 아내 신났다.
어젯밤엔 둘이 손잡고 산책을 하는데, “자기 이천 원 벌게 해줄까?” 뜬금없는 질문을 하곤 근처 편의점으로 들어간다.
뚤레뚤레 따라 들어가니 그곳에서는 수입맥주 4캔을 9천 원에 판다.
8캔을 계산하니 18000원.
“다른 곳에서 샀으면 20000원인데 이곳에선 18000원이니 2000원 번거야.”
마치 로또 1등에 당첨된 듯 신이 났다.
“아따 이 사람아, 맥주를 사지 않았으면 18000원이나 벌었을 거 아냐.”
점잖게 한 마디 해주고 앞서 걸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2000원 번 아내, 뒤따라오는 발걸음 소리가 가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