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일기

자궁 검사인데 젖가슴을 왜 보제?

불량아들 2020. 6. 3. 12:04

자궁 검사인데 젖가슴을 왜 보제?

 

아내와 나의 대화는 80% 이상이 쓰잘디없는 얘기다.

소설이 주제만 집중해서 쓰면 재미가 없고 곁가지를 잘 버무려 써야만 훌륭한 소설이 되듯이 삶도 마찬가지리라 위안을 삼는다.

 

오늘도 산책하다 아내가 들려준 얘기.

오래 전, 아내의 선배 언니 AB가 산부인과에 갔단다. 나도 잘 아는 언니들이다.

자궁 검사 후 의사가 앞에 앉아 있는 A언니에게 옷을 가슴 위까지 끌어올리라고 말했다.

A언니는 아무 생각 없이 옷을 올려 젖가슴이 보이도록 했다.

의사는 유방을 유심히 본 후 내리라고 말했다.

 

두 언니는 병원을 나와 서로의 검사에 대해 말을 나눴고, A언니는 의사가 가슴을 보이라고 해서 부끄러웠다는 얘기를 했다.

B언니는 갑자기 깔깔깔 웃기 시작했다. 자기한테는 그런 일을 시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A언니는 자궁 검사하는데 유방을 볼일이 없다는 것을 그제야 깨닫고 얼굴이 빨개졌다는 것이다.

 

아따 얼굴이 이쁘니께 거시기도 함 보고 싶었던 모양이네.”

나는 A언니가 가슴이 보이도록 내미는 순박한 모습을 떠올리며 유쾌하게 웃고 또 웃었을 뿐이다.

 

                                                                                                  (202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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