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
닿을 수 없는 곳은 없다는 듯
그리움도 솟구치면 잡을 수 있다는 듯
대추나무 가지 끝의 매미 울음처럼 일제히 달려들지만
염천 하늘은 높기만 하여라
잠자리 높이만도 닿기 어려운 길
눈 부릅뜨고 다시 일어서는 일
부실한 다리는 통증으로 떨 때
개구쟁이들이 신발 벗고 응원하고
흰구름이 마중해도
아늑하여라
분수는 지금
제 몸을
시험해보는 중이다
떨어져도
밀어내도
다시 일어나는 일
허리를 꺾어
눈물로 참아내는 일
땀으로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뷰티라이프> 2020년 7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