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분수

불량아들 2021. 2. 1. 14:44

분수

 

닿을 수 없는 곳은 없다는 듯

그리움도 솟구치면 잡을 수 있다는 듯

대추나무 가지 끝의 매미 울음처럼 일제히 달려들지만

염천 하늘은 높기만 하여라

잠자리 높이만도 닿기 어려운 길

눈 부릅뜨고 다시 일어서는 일

부실한 다리는 통증으로 떨 때

개구쟁이들이 신발 벗고 응원하고

흰구름이 마중해도

아늑하여라

분수는 지금

제 몸을

시험해보는 중이다

떨어져도

밀어내도

다시 일어나는 일

허리를 꺾어

눈물로 참아내는 일

땀으로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뷰티라이프> 2020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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