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인보

미용인의 정과 의리, 끝판을 보여주다-김수연 전 전북도지회장-

불량아들 2022. 3. 7. 11:26

미용인보(美容人譜)35

 

미용인의 정과 의리, 끝판을 보여주다

김수연 전북도지회장

고은 시인은 주위 사람들 만 명을 대상으로 시를 짓고 <만인보>라는 시집을 출간했다. 이는 시인이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알려주는 단적인 예이다. 기자는 이를 차용하여 주변 미용인에 대한 시와 스토리를 매달 한 편씩 쓸 예정이다. 그 중에는 성공한 미용인도 있을 것이고 동네에서 나 홀로 미용실을 운영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기자에겐 모두 소중하고 고귀한 미용인 자산이다. 그 분들과 함께 한 생활이 기자에겐 기쁨이고 행복이다. 우리는 미용으로 엮어진 떼려야 뗄 수 없는 미용가족이니까.

이완근(본지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alps0202@hanmail.net

 

 

마음은 나이에 비례하지 않는다

김수연 회장

 

따뜻한 손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다

남을 위하는 마음은

아무나 가질 수 없다

진실한 마음이

머리에서 발끝까지 흐를 때

따뜻한 손과

체온을 유지할 수 있다

정신은 나이에 비례하지 않는 법

마음이 시든 젊음이 있을 수 있고

영원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있듯

여기 따뜻한 손과

봉사하는 마음

언제나 파란 청춘을 가진

미용인 있으니

전라북도 정읍에서

젊은 웃음을 잃지 않고

싱싱한 마음 가진

한 미용인 있으니

그 이름 찬란하네

김수연

 

미용이 좋은 직업인 이유

기자는 기회 있을 때마다 미용같이 좋은 직업은 없다고 주장해왔다. 그 이유는 몇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첫째는 미용에는 정년이 없다는 것이다. 미용은 도구 하나만 있으면 평생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물론 평생을 하려면 건강이 뒤따라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지만 말이다.

십 수 년 전, 일본에서 업스타일로 유명한 호리배 선생이 노구를 이끌고 한국을 방문했을 때, 긴 나무젓가락 하나로 멋들어지게 업스타일을 연출하는 모습을 보고 기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연세에 훌륭한 작품을 연출할 수 있는 능력을 한국의 많은 헤어디자이너들이 배우고 느꼈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또 한 가지는 미용보다 봉사활동하기 좋은 직업은 드물다는 것이다. 현대 사회가 개인의 행복을 추구를 한다고는 하지만 인간이 남을 위해 봉사하며 살 때 삶의 질이 높아진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더구나 그 봉사가 우리네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을 때 그 효과는 배가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미용은 여타의 봉사보다 수혜자의 입장에서 볼 때 파급 효과가 큰 것이 사실이다.

마지막으로는 미용인은 미용이라는 기술을 바탕으로 한 동료의식과 정, 의리가 무척 강하다는 점이다. 이는 미용인들과 오래 교류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며, 기자는 그걸 뼈저리게 체험하며 살아왔다고 자부한다.

 

미용인의 정과 의리를 실천하고 있는 미용인

장황하게 기자가 미용과 미용인에 대해 예찬을 늘어놓은 것은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김수연 전 회장이 위에서 예찬한 세 가지를 모두 겸비하고 있다는 생각에서다. , 김수연 전 회장은 미용인으로서 오랫동안 건강하게 미용에 종사에 왔고, 주위의 불우이웃이나 소외계층에 대해 봉사 활동을 꾸준하게 실천해오고 계시며, 정과 의리가 어떤 미용인보다 강하고 진하기 때문이다.

기자가 김수연 전 회장을 만난 시기는 1996년 헤어월드 워싱턴대회 때였다. 당시 미용계에 갓 입문한 기자는 국가대표팀을 취재하기 위해 워싱턴을 찾았다. 당시는 헤어월드 대회에 대해 미용인들이 잘 모르고 있을 때였다. 기자는 헤어월드 대회에 대해 매달 기획기사를 게재했었고, 미용계에서 반응이 꽤 좋았었다.

당시 국가대표 팀과 중앙회 하종순 회장을 비롯한 100 여 미용인들이 응원과 관광을 더불어 워싱턴을 찾았다. 1011일의 여정이었다. 인원이 많은 관계로 몇 대의 버스로 나누어 관광을 했는데, 첫날 저녁 기자의 호텔방으로 미용인 몇 명이 찾아왔다. 호텔방에서 술을 벗 삼아 흥겨운 자리를 이어갔다. 그때 김수연 회장은 전라북도 도지회장을 맡고 있었다.

많은 얘기 끝에 우리는 같은 전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고향 얘기에 우리는 누구보다 가까워질 수 있었다. 서로 잔을 부딪치며 건배를 많이 했던 기억이 새롭다. 처음 만남에 미용에 대한 사랑이 강하고 성품이 곧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미용계에서 마음을 놓고 의지할 수 있는 미용인을 만났다는 생각도 동시에 했다.

그날 이후 우리는 미국에서의 10일 동안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대화를 나눌수록 따뜻한 인간미를 가진 미용인이라는 생각이 확고해졌다.

 

워싱턴대회 후 정읍 미용 탐방

워싱턴대회를 마치고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김수연 회장은 정읍을 방문할 것을 제안했다. 그 당시 기자는 잡지에 매월 지방미용 편을 만들어서 지역에 대한 미용실 탐방과 지역 미용인의 작품 촬영, 간담회 등을 싣고 있었다.

처음 정읍을 방문했을 때의 감회가 새롭다. 몇 군데 미용실 탐방을 하고 마지막으로는 내장산 입구 경치 좋은 곳에서 작품 촬영을 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정읍 미용인들은 무척 유쾌하고 서로 간의 우애가 남다르다. 선배는 후배를 사랑으로 보듬고, 후배는 선배를 깍듯하게 모시는 모습이 무척 좋아 보였다.

23일 간의 일정이었는데 하루 일과를 마치면 저녁에 다시 모여 흥겨운 뒤풀이를 이어갔다. 정읍의 복분자와 솔순주는 뒤풀이에 안성맞춤이었다. 정읍 미용인들은 모두들 한 가족처럼 화목했다. 낮의 촬영, 밤의 뒤풀이, 즐거움의 연속이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정읍 편을 마치고 그 후로도 두어 번 정읍을 더 찾았다. 그때마다 많은 추억을 쌓은 것은 물론이었다.

 

선거 없는 풍토 만들어

여기에서 꼭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이 있는데, 정읍은 지부장 선거에서 경선이 없다는 것이다. 선거가 다 나쁜 것은 아니지만 선거 때마다 선거 후유증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미용계 현실을 생각하면 정읍은 모범적으로 지부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김수연 지부장 때 만든 것으로 이제는 전통으로 굳어졌다. 임기가 다 되면 수석부회장한테 회장직을 넘긴다. 사심 없이 지부를 운영했기에 기능한 일이었다고 믿는다.

앞으로의 시대는 여자도 기술을 배워야 한다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미용을 시작한 김수연 고문은 41년생으로 연세가 적지 않다. 그러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전형을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젊은이 못지않은 패기와 건강한 삶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지금도 미용실을 운영함은 물론 봉사활동도 건강한 웃음과 함께 여전히 진행 중이다. 선미봉사단 회장으로서 찾아가는 봉사를 지금까지 하고 있다. 다시 태어나도 미용을 하면서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한다. 봉사가 몸에 배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왕성한 봉사활동과 함께 전북도지회장으로서 전북도지사배 미용대회를 처음으로 개최한 것도 김수연 전 회장의 업적 중의 업적이다. 지칠 줄 모르는 힘이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했다.

김수연 전 회장은 아들 벌 되는 기자에게 반말을 하지 않는다. 전화라도 하면 우리 완근 씨 아직도 술 잘 묵지요? 정읍엔 언제 내려올래요?” 힘 있는 목소리로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하는 마력을 여전히 뽐내고 있다.

 

베품을 실천하고 있는 김수연 회장

주변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심어주고 있는 김수연 전 회장은 분명 우리 미용계의 귀감이다. 미용 후배들에게 말이 아닌 실천적인 삶으로 존경을 받고 있으며 베품의 삶을 실천하고 계신 김수연 전 회장. 기자에게는 미용계의 정과 의리를 일찍이 보여주었고, 그 후에도 사랑과 관심의 끈을 여전히 유지하고 계신 김수연 전 회장. 앞으로도 건강하게 취미생활을 하면서 재능 나눔으로 봉사활동을 계속하고 싶다는 김수연 전 회장.

이런 모범적인 삶을 실천하고 계신 미용인이 있기에 우리 미용계가 더욱 훈훈하고 아름다운 조직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다.

그리움은 그리움을 아는 사람만이 진정으로 느낄 수 있다. 새벽달이 창백함의 극치를 넘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듯이, 영하의 겨울바람이 봄볕의 따스함으로 새싹을 돋우듯이...

김수연 전 회장이 보여준 정과 의리의 씨앗이 우리 미용계에 널리 퍼지길 기대하며, 오늘은 전화 한 통 하리라, 그러면 오메 완근 씨 내장산 구경 후딱 함 와야지요. 복분자도 겁나게 익어부럿는디귓가에 생생하게 들려오리라.

 

*김수연 전 회장 프로필

1963년 예쁘니미용실 오픈

현재 김수연뷰티샵 운영

국가기술자격시험(미용) 감독위원 역임

IBS대회 참가 메달 획득

전북지방경기기능대회 심사장 역임

전국기능경기대회 심사위원 역임

세계 이, 미용월드대회(미용) 심사위원 역임

전주대 미용아트 최고지도자 과정 주임강사 역임

전북과학대 미용학과 겸임교수 역임

전북여성단체협의회 회장 역임

정읍시 들꽃로타리회 초대회장 역임

선미봉사단 회장

대한미용사회 정읍시지부 회장 역임, 현재 고문

대한미용사회 전북도지회장 역임, 현재 고문

현재 대한미용사회중앙회 기술강사

 

<뷰티라이프> 2022년 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