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라이프 칼럼

정두심 회장을 추모하며...

불량아들 2023. 8. 1. 13:46

정두심 회장을 추모하며...

 

정두심 회장께서 지난 21일 숙환으로 갑작스레 별세하셨습니다. 23일 아침에 소식을 듣고 황망함과 비통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고인과 기자는 지난 1997년께 만났습니다. 부산대 앞에 있는 ‘대학로미용실’에서였습니다. 마음씨는 물론 실력이 출중한 미용인이셨습니다. 그렇게 인연이 되어 지난 2018년 1월호부터 이번 8월호까지 뷰티라이프에 <정두심의 Styling Point>라는 업스타일 연재를 맡아 5년 8개월, 68회 동안 빼놓지 않고 연재하셨습니다. 별세하시기 며칠 전에도 2023년 8월호 원고를 기자에게 보내셨습니다. 연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셨습니다.

 

연재를 하시면서 <도제교육 업스타일>, <도제교육 커트>, <바보 정두심 아름다운 삶의 스토리> 등 3권의 단행본을 기자에게 맡겨 출판하기도 하였습니다. 단행본을 바탕으로 2020년에 부산광역시 최고장인이 되셨다며 행복한 목소리로 통화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고인께서는 미용사회의 개혁에도 지대한 관심을 보이셨습니다. 대한미용사회중앙회는 회원들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점을 항상 역설하셨습니다. 미용사회에서 불공정과 불공평이 사라지고 미용인들이 대우받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중앙회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들이 권위의식만 내세울 게 아니라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직(職)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그만큼 미용인에 대한 사랑이 대단하셨습니다.

 

돌아가시기 하루 전인 20일에도 기자에게 전화해서 미용계 발전을 위한 몇 가지 강조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한참 통화 후, 허리가 아픈 기자에게 “국장님 건강 잘 챙기이소. 그래야 우리 오래오래 보면서 살 거 아닙니까.”

이렇게 남을 먼저 생각하시는 고인이셨습니다. 지금도 며칠 전의 통화 목소리가 생생합니다.

 

이제 고인을 다시 볼 수는 없지만 고인의 미용사회에 대한 사랑과 미용인에 대한 애정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고인의 숭고한 뜻을 가까운 미용인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뜻이 미용인들께 바로 전해져 미용사회가 진정으로 미용인을 위한 조직으로 바로 섰으면 하는 바람이 절실하기만 합니다.

 

또한 마지막 연재가 될 이번 호 <정두심의 Styling Point>이 우리 뷰티라이프 애독자 미용인들께는 그래서 더욱 절실하게 다가옵니다. 68회 연재 동안 수고하시고 수고하셨습니다. 하늘나라에서는 속세의 근심은 떨쳐버리시고 평안히 영면하시기를 간절하게 기도드립니다.

 

살아생전 바쳤던 시로 고인을 다시 한 번 추모합니다.

이완근(편집국장 alps0202@hanmail.net)

 

 

긴말이 모든 것을 말하진 않는다

-정두심 부산 금정구지회장

 

-국장님 건강하시지예

-거기도 날씨 좋지예

-그냥 전화했심더

그렇다

살아가는데

주저리주저리 무슨 말이 필요할까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은

그냥

알아주는 법이라고

부산의 멋쟁이 한 미용인은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우리가 구구절절 말해도

이해하지 못하는 세상살이

-됐다마

부산의 멋쟁이 미용인 이 한마디

세상의 불협화음

다 이해시키기도 하고

잘 사는 길

잘 가르치기도 하고...

 

하늘나라에서도

잘 지켜줄 것이지예

 

<뷰티라이프> 2023년 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