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바위

불량아들 2006. 4. 17. 11:20

바위

 

바위입니다 그러나

날고 싶은 바위입니다

 

꽃처럼 바람결에 실려 황톳길을 구르고

줄 끊어진 연처럼 날아올라 아픈 가슴이라도

쓰다듬고 싶습니다

지상에 남겨진 잊혀져 가는 것들

모다 쓸어안고 날아올라

반짝이는 것들에 옮겨 놓으렵니다

신호처럼

 

바위입니다

안방까지 백골이 따라와 함께 눕는

윤동주의 무시무시한 고독입니다

안으로 안으로만 삭이는 청마의 마음입니다

그러나 이젠

옮겨 놓을 것 모다모다 옮겨 심고

반짝반짝 빛나는 별이 되고 싶은 바위입니다

 

 

1987.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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