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라이프 칼럼

[스크랩] 봄이 오듯 그렇게...

불량아들 2006. 5. 18. 16:22


봄이 오듯 그렇게...

환경 오염의 영향이건 그렇지 않건
올해는 춘삼월에도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눈은 우리에게 많은 추억을 안겨 주지요.
어릴 적 시골 사랑방에서 늦도록 친구들과 놀다가 잠이 들었을 때
새벽녘에 아스라이 들려 오는 소나무 가지 꺾어지는 소리는
정겹기 그지없었습니다.
밤새 내린 눈이 소나무 가지에 쌓였고,
소나무 가지가 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뚝”“뚝” 부러지는 소리를 내곤 했었지요.
앞산, 뒷산에서 들려 오는 맑디 맑은 “뚝” “뚝” 소리는
듣는 이의 마음을 살찌우기에 충분했지요.
이왕지사 겨울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말입니다만
강이 얼고 오후쯤엔 따사로운 햇살에 언 강이 내는 소리도
소나무 가지 꺾어지는 소리에 견줄만 하지요.
언 강의 얼음이 녹으면서 내는
“쩡쩡” “쩌엉 쩡” 소리!

우리 옛글 중에 “거문고 타는 소리가 좋다고 하고,
바둑 두는 소리가 좋다고는 하나
어린 아이의 글 읽는 소리보다는 못하다”는
글이 있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소나무 가지 꺾어지는 소리와
언강이 내는 소리도 어린 아이의 글 읽는 소리만큼은
정답지 않을런지요.

놀이 문화가 변변찮던 시절,
산 기슭 언덕배기 논에 물을 가두어 놓고 썰매를 타던 기억은
우리를 얼마나 흥분하게 했던가요.
물이 배어버린 바지를 말리려고 옹기종기 모여 피워 놓았던 모닥불이
“탁”“탁” 소리를 내면 모두들 환호성을 질렀지요.
모닥불이 내는 연기에 머리를 그슬리기도 하고
매케한 냄새에 코를 훌쩍이면서도 행복하기만 했지요.
겨울은 이처럼 항상 사람들을 춥게만 하지는 않았지요.

춘설이 녹고 있는 자리에 새싹이 돋아나고 있습니다.
겨울이 지나면 여지없이 봄은 오게 마련입니다.
내일도 오늘과 같겠지 하던 날씨가
밤이 지나면 새로운 낯으로 다가옵니다.
세월은 시나브로 그렇게 우리 곁에 다가옵니다.
그래서 옛 어른들은 ‘세월은 유수와 같다’고 말했습니다.

뜬금없이 웬 허접잖은 소리냐고요?
하도 우리 미용계가 시끌시끌해서 마음을 딴데로 인도해봤습니다.
소리없이 봄이 오듯이,
우리 미용계에도 따뜻한 봄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습니다.
상식이 통하는 선에서 조직이 움직였으면 좋겠습니다.
같은 미용인이라는 동류 의식으로
서로 이해하고 사랑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이 지독한 불황 속을 서로 단합하여 헤쳐나가는
지혜를 보여줬으면 더더욱 좋겠습니다.

봄이 오듯 그렇게 순리대로 우리 미용계가 순항했으면 좋겠습니다.
유하 님의 <비가>에서처럼
그대가 빗발치게 그립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비가

비가 내립니다
그대가 비 오듯 그립습니다
한 방울의 비가 아프게 그대 얼굴입니다
한 방울의 비가 황홀하게 그대 노래입니다
유리창에 방울방울 비가 흩어집니다
흩어진 그대 번개 속으로 숨어버립니다
흩어진 그대 천둥 속으로 숨어버립니다
내 눈과 귀, 작달비가 등 떠밀고 간 저 먼 산처럼
멀고 또 멉니다
그리하여 빗속을 젖은 바람으로 휘몰아쳐가도
그대 너무 멀게 있습니다
그대 너무 멀어서 이 세상
물밀 듯 비가 내립니다
비가 내립니다
그대가 빗발치게 그립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뷰티라이프 4월호

출처 : 뷰티라이프사랑모임
글쓴이 : 아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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