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비 오는 날

불량아들 2006. 7. 12. 11:31

비 오는 날

 

누군가 먼곳에서

흐느껴 울고 있다.

처음엔 누군가가

혼자서 조용히 흐느끼기 시작하더니

차차 많은 이웃을 거느려

울음을 터뜨렸다.

어떤 部類의 사람들인지도 모르겠으나

큰 集團들이 여기저기서

흐느껴 울며

몰려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외로워서 우는 사람들이었다.

누군가 먼곳에서

흐느껴 울고 있다.

처음엔 누군가가

조용히 혼자서 흐느끼기 시작하더니

끝내는 하늘과 땅 그 모두가

목을 놓아 울음을 터뜨리고 마는 것이었다.

 

*아침에 출근을 하는데 그야말로 박성룡 시인의 말마따나

큰 집단들이 여기저기서 펑펑 목을 놓아 울음을 터뜨리고 있었습니다.

큰 빗줄기는, 큰 울음은 가슴을 뻥 뚫어주는 마력이 있지요.

 

외로운 사람들의 흐느낌으로 시작하여 이제는 서러운 사람들의

통곡으로 비를 이해하는 시인의 감성이 부럽디 부럽습니다.

그렇다고 비 오는 풍경을 이렇게 아름답게, 가슴 아리게 표현하다니요!

 

오는 비로 골목길이 넘쳐납니다.

하늘과 땅 온통 방울들로 빛납니다.

검정 고무신을 신고 빗속을 팔짝팔짝 뛰어다니고 싶습니다.

그대에게 진한 그리움의 편지를 쓰고 싶어집니다.

툇마루에 걸터앉아 내리는 비를 무심히 바라보고 싶어집니다.

옆에 동동주와 부침개가 있다면 금상첨화겠지요.

 

비 오는 날, 뛰는 가슴을 주체하지 못 하는 건 나만의 일은 아닐테지요.

 

일주일 전의 술 약속이 이제 한 시간 남았는데, 참으로 큰일입니다.

취하는 건 비탓만이 아닐터.....

 

   2006.7.1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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