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마감과 표지때문에 기자들을 모아놓고
지랄을 떨고 있는데 '쌔캄'한테서 전화가 온다.
쌔캄은 우리 백의 민족 자손답지 않게
피부가 온통 시커머서 대학교 때 우리가 부르던 애칭이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그 당시는 안기부요,
요즘은 국가정보원이라 부르는 곳에 들어간 녀석이다.
가뭄에 콩나듯이 전화를 잘도 한다.
"아따, 지랄나게 오래 다닌다잉. 인자 국정원장 할 때가 된 것 같은디.."
심사를 살살 긁자,
"국정원장은 국회 동의가 필요하니까 그 때 잘 좀 부탁하자."
녀석이 한 술 더 뜬다. 그렇다고 질 내가 아니다.
"임마, 그 때는 내가 임명권자일텐데, 쪼잔하게..."
한바탕 웃는다.
오늘 북경에서 박정오가 서울로 온단다.
박정오도 같은 대학 동창이다.
삼성 직원으로 중국에 파견 나가 있다가 7~8년 전 독립하여
지금은 중국에서 알아주는 IT사업가 되었다.
와이프를 비롯하여 전 가족이 중국에서 살고 있다.
4년 전, 북경에 행사차 갔다가
서로 시간이 맞지 않아서 얼굴도 못 보고 오려는 찰나에
수북히 내린 눈때문에 비행기가 하루 더 연착하게 되고,
하루를 더 북경에서 묵어야 되는 상황이 발생하여
눈때문에 만나 하룻밤을 북경 술집을 쏘다니며 하얗게 지샌 기억이 새롭다.
셋이 뭉쳐서 옛 추억을 되살려 보잔다.
신. 난. 다.
저녁 6시에 역삼역 GS강남타워 뒷골목 <사랑방>에서 만나기로 한다.
대학 시절 얼마나 많이 개구쟁이짓을 하고 다녔던가.
오늘은 올만에 그 시절로 돌아가 개구쟁이처럼 놀리라.
가슴이 콩. 콩. 콩. 뛴다.
2006. 7.15. 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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