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내미와 전화상으로 대판은 아니고, 소판 싸운다.
며칠 전에 방학을 이용하여 유럽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었다.
그것도 배낭 여행으로.
7월 27일 출발하여 8월 10일 돌아오는 14박 15일 일정이다.
일주일 정도 시간을 낼 수 있었는데 큰 맘 먹고 15일짜리로 선택했다.
낼, 아니 오늘 오후 2시에 여행사 강당에서 오리엔테이션을 갖기로 했다.
학생증 사본과 처음인 배낭 여행인 만큼 질문할 것을 미리 준비하라고 단단히 일렀다.
근데, 세상에나,
27일 오후 비행기로 떠나야 하는데 학교에서 24일부터 26일까지 국토순례를 간단다.
걸어서 임진각까지 갔다 온대나.
아니 1박 2일 동안 국토 순례를 다녀와서 14박 15일 동안 유럽 배낭 여행을 가겠다니...
기가 막힌다.
몸살이라도 나면 어쩐단 말인가.
국토 순례를 취소하랬더니 방방 뜬다.
멀쩡하게 잘 갔다 올 수 있단다.
더 말싸움하면 안 될 것 같아 오늘 12시에 보기로 하고 전화를 끊는다.
걱정된다.
국토 순례를 취소하라고 강권하면 딸내미가 맘 상해 할 것 같고 그렇다고 놔 둘 수도 없고...
참말로 몸살이라도 걸리면 어쩌란 말이냐.
오후에 만나서 다시 설득해 볼 수 밖에.
근데 우리 딸내미가 누구를 닮아서 이리도 고집이 세더란 말이냐.
부전여전이란 말은 없던디....
밤은 늦고, 이제 자고 딸내미 맘 상하지 않게 설득하는 방법을
꿈 속에서나마 찾아봐야겄다.
2006.7.20. 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