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2시,
종로 하나투어 여행사에서 배낭여행 오리엔테이션을 갖는다.
딸과 함께 맨 앞자리에 앉아서 열심으로 듣는다.
관련 책이 두껍디 두껍다. 에잉~~
딸내미한테 일정을 다 알아서 하라고 미뤄 버린다. 알았단다. 대견하다.
대신 PC방에 가잔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PC방에서 2시간을 노닥거린다. 나는 옆에서 졸다, 핸폰 받다....
집에 온다. 딸도 아빠집에 오는 게 오랜만이다.
조금 쉬다가 집앞 고기집에 가서 삼겹살을 먹기로 한다.
여행사에서 가져온 자료를 같이 검토하다가 어느새 잠들어버린 딸.
큰일이다. 우리 딸 한 번 자면 업어가도 모르는데...
할 수 없이 저녁 준비를 한다.
고기가 먹고 싶다고 했었다.
냉장고 안에서 돼지고기를 꺼내 후라이팬에 굽는다.
없는 솜씨, 또 없는 솜씨 발휘하여 초라한 저녁을 완성한다.
어떡하랴, 이 늦은 시간에 문 여는 식당이 없을 건 뻔한데...
다행히 부시시 일어나는 딸, 맛있게 먹어준다.
아빠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이러다 아빠 주부 습진 걸리겠다야."
엄살을 떨며 설겆이를 하는데, 우리 딸 컴 앞에 앉아 오락에 열중이다.
오늘 새벽 5시까지 이어진다. 징하다.
자는 딸을 놔두고 출근을 한다.
은행에 가서 급한 일 처리하고 사무실에 잠시 들렀다가 '수빈학원'으로 향한다.
며칠 전, 홍보 겸 관리부장을 구하는데 면접을 봐달라는 부탁 전화가 왔었다.
11시. 면접을 본다.
각자의 좌우명과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자랑스러웠던 일과
가장 후회스러웠던 일이 무엇이었냐고 물어본다.
하나 같이 비슷한 대답들, 식상하다. 그래도 재밌는 경험이다.
면접을 마치고 후다닥 집으로 온다.
우리 딸, 아직도 자고 있다.
3시가 지나서야 세수를 시키고 집 앞 피자집에서 간단하게 배를 채운다.
머리를 짧게 자르고 싶단다.
청담동 오성현 원장 샵에 데리고 간다. 오 원장이 직접 예쁘게 머리를 자른다.
마음에 든단다. 오 원장도 나도 안도한다.
<아웃 백>에 가서 연해서 맛이 좋은 고기를 먹으며 얘기꽃을 피운다.
귀여운 우리 딸이다.
내친 김에 뿔테 안경도 새로 맞춰준다.
우리 딸내미 좋아 죽는다.
룰루랄라 기분 만점이다.
방배동, 딸내미 집앞까지 바래주고 돌아오는 길.
허전하고 허전하다.
이제 찬물에 냉수욕 하고 나니 조금은 살 것 같다.
낼은 아침 일찍 평택에 가야 한다.
2006.7.22.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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