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나는 사람이 있다.
나는 향기 있는 사람이 좋다.
소리까지 있는 사람은 더 좋다.
눈망울 초롱초롱.
영화를 보다가 방울방울 눈물이 뚝뚝.
그런 사람에게서는 별사탕 소리가 날 것 같다.
아기에게 젖 줄 때 아기가 빠는 '쪽쪽' 소리는 엄마가 내는
사랑의 소리다.
아버지 논 갈 때,
'이랴, 이랴' 소 모는 소리는 구성진 노랫가락이다.
저녁 나절, 굴뚝에선 저녁 연기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고샅길 정신없이 놀고 있는 손자에게,
"밥 먹으라이."
할머니의 외침은
세종문화회관 소프라노 소리보다 아름답다.
누구에겐가 소리로 감동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나는 환장하게 좋다.
아침에 길을 걷는데
발쪽에서 자꾸 이상한 소리가 난다.
나도 소리 나는 사람인가?
그런데 자꾸 귀에 거슬린다.
며칠 전, 롯데백화점에서 구두 세일을 한다기에
'이 참에 잘 됐다' 하고 바꿨었다.
조금 큰 것을 감수하고 바꿨더만
어제 저녁 무렵부터 '찌그덕, 찌그덕' 소리가 난다.
'요걸, 바꿔, 말어?'
이런 소리는 아름답지도, 남을 감동시키지도 못 한다.
그래도 나는 소리 나는 사람이다. 헤헤~~
2006. 8. 24. 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