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가을날, 나는 네가 그립다

불량아들 2006. 9. 20. 11:43

19일(화), 아침 일찍 대전으로 향한다.

충무체육관에서 열리는 <대전시장배 미용경진대회> 참관을 위해서다.

최신영 연합회장이 며칠 전부터 꼭 내려와 달라고 당부했었다.

전날 마신 막걸리가 아침 일찍의 기상을 무쟈게 방해한다.

 

새벽 공기를 가르며 가을 아침을 달리는 기분, 참 괜찮다.

조숙한 몇 마지기의 벼들은 벌써 누렇다.

얼굴 붉히기 직전의 단풍들도 종종 눈에 띈다.

 

충무체육관에 도착하니 박성효 대전시장은 물론

미용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오수희 중앙회 부회장, 이정순 부회장, 하찬선 부회장, 설영희 경북도지회장,

한정숙 이사, 김선녀 스케치위원장, 김미원 대한네일협회장,

김나영 송파지회장, 문미영 광주연합회장 등등등...

반가운 얼굴들이다.

 

대회 개회식을 마치고 귀빈들과 점심을 먹으러 가는데 오수희 부회장이 시비(?)를 건다.

 

"자기야, 뽀뽀를 하려면 제대로 해야지 이게 뭐니?"

 

며칠 간의 과중한 업무(?)로 입술에 덧이 났는데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럼, 부회장님이 연습 좀 확실하게 시켜줄려?"

 

우리의 대화에 일행이 가을 하늘처럼 환하게 웃는다.

 

점심 후, 몇 경기를 관람하고 서울에서의 약속을 핑계 삼아

대회 진행에 열심인 최신영 연합회과 잠깐의 면담을 하고 서울로 향한다.

 

고속도로로 진입하여 한숨을 붙이려는데 핸드폰이 덜덜덜.

최영희 중앙회장이다.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되는 <MCB 세계미용대회>에 한국 대표들을 이끌고 지난 15일 출국했었다.

 

지금 인천공항이란다. 막 비행기에서 내렸단다.

이번 대회에서 국가 종합 1위는 물론이고 개인 종목에서도 모조리 상을 휩쓸었단다.

자랑을 하고 싶으신 거다. 그 마음이 이쁘다.

내가 대전에 있는 줄 알고, 기다리란다. 거하게 한 잔 하잔다.

 

"회장님이 선수단을 이끈게 아니고 선수로 나갔던 거 아니예요?"

 

기술강사 출신의 회장님을 추켜세우자,

 

"역시 내 실력을 알아주는 건 우리 왕그니 형 밖에 없어."

 

서로 웃음을 맞교환한다.

 

올라 오는 길.

가을이 그 자취를 여기 저기 흩뿌려놓았다.

고추 잠자리가 가을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려 엉뎅이가 빨갛도록 용을 쓰고 있다.

맑디 맑은 가을날,

나는 멀리 있는 네가 무척이나 그립다.

 

        2006. 9. 20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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