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저녁의 <뷰사모> 정모 후유증으로 비몽사몽 헤매고 있는데
정도겸 원장으로부터 핸폰이 덜덜덜.
작품 끝내고 우리 사무실에서 기다리고 있단다.
의논해야 할 것이 있다고...
가을 햇살이 파랗다.
마음이 둥둥, 가을 하늘을 날 것 같은 길을 따라
커피숍을 찾는다.
갓 간 마를 한 잔씩 앞에 놓고 가을을 낚는다.
나이 많은 주인장은 조올며 소설책을 읽고
창을 통해 보이는 가을 햇살은 눈 부시기에 충분하다.
포플러 나무는 간지러운 날개짓을 하고 있고....
낙향해서 살고 싶단다.
지리산 자락 고향에 내려가 텃밭이나 일구며 살고 싶단다.
당분간 쉬며 더 생각해 보자고 합의(?)를 본다.
근처의 송부자아카데미를 찾아 송부자 선생이랑 셋이 담소를 나눈다.
죽이 맞는 우리다.
미용계 전반에 대해 찌지고 발긴다.
옆방의 이형 처장을 찾으니 어김없이 집에서 담근 매실주가 나온다.
한 병을 비웠는데 역시나 허하다.
기분 좋은 가을 햇볕이 우리를 식당으로 잡아 끈다.
삼겹살에 소주를 시켜놓고
무핸이 대통령을 안주 삼아 희희낙낙이다.
가을 햇살은 밖에서 우리 노는 꼴을 눈 흘기며 바라본다.
매실주에 소주,
입가심 거리를 구실로 맥주를 파는 <ORO>
머리를 예쁘게, 짧게 자른 주인장에,
일산에서 국어 선생한다는 도겸 원장 친구까지 합세하여
맥주 파티가 벌어진다.
가을 햇살 얘기에,
시 얘기에,
못다 이룬 사랑 얘기에,
가을 밤만 깊어 간다.
아, 가을은 술만 권한다.
2006. 9. 8.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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