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바빴던 일주일, 청평 나들이 그리고 로랑 방 내한 콘서트

불량아들 2006. 9. 4. 01:30

하루 하루가 몹시도 빨리 간다.

하는 일도 없는 것 같은데 일주일이 후딱 지나갔다.

덕분에 초가집 한 번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 했다.

먼지만 잔뜩 쌓인 초가집, 그나마 찾아준 마실객들에게 송구한 마음 그지없다.

얼른 얼른 문안 드려야겠다. 문전박대 당하기 전에...

 

그야말로 중앙회 이사회다, 토니 앤 가이 세미나다, 기술강사 행사다,

이런 저런 핑계를 안주 삼아 여기저기 바리바리 돌아도 다녔다.

사무실에 못 들어간 것은 양호하고 하루는 외박(?)까지도 했다.

정신없었던 며칠....

 

금요일 아침 일찍, 모처럼만에 회사 전 식구들과 청평으로 향했다.

번지수도 없을 것 같은 산기슭에 자리잡은 아담한 펜션에서 한껏 폼을 잡았다.

물놀이로 마음속의 때도 벗겨내고,

등산 겸 산림욕으로 심장을 다시 팔딱 팔딱 뛰게 했고,

족구로 녹슨 허리와 다리에도 기름칠을 하였고....

덕분에 온 몸은 뻑적지근 뻑적지근 주저리 주저리 하소연이다.

 

청평에서의 하룻밤 중 기억 속에 새록 새록한 것은 밤하늘의 별이다.

북두칠성, 카시오페아 등등 서울 하늘에서 볼 수 없었던 별들이

모두 청평 하늘에 알알이 박혀 있었다.

서울의 밤하늘이 무서워 다 피난왔나 보다고 엉뚱한 생각을 한다.

 

아아, 별은 무수히 빛나고 내 머릿속은 복잡하기만 하더라.

 

일요일,

쑤신 몸을 달래고 달래 딸과 함께 건대 근처 <나루아트센터 대공연장>의

'로랑 방' 내한 콘서트를 본다.

 

오후 6시 공연 예정이지만 4시 30분에 도착,

이번 공연 주최자인 동유엔터프라이즈 이광호 사장을 만나 우리 나라 공연 문화의

쏠림 현상에 대해 얘기한다.

문화의 편식 현상이 심각하다고 이 선배는 심각하지 않게 말한다.

 

그런 현상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닐진저, 후배랍시고

"선배님 같은 분들이 있어 우리 나라가 그래도 문화 강국이 아니겠냐"고 덕담 아닌 덕담을 한다.

 

'로랑 방' 콘서트.

뮤지컬 배우이자 록 음악 가수답게 천의 목소리다.

적절한 위트와 재치를 양념삼아,

파워 넘치는 가창력으로, 때로는 달콤하고 감미로운 목소리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게스트로 함께한 시릴 니콜라이와 끼아라 디 바리도 열창이다.

각자의 개성에 서로의 음의 조화가 어우러져 듣는이를 황홀하게 한다.

오랜만에 온 몸으로 느끼는 콘서트다.

3일간의 공연 중 오늘이 마지막이어서 그런지 더 아쉽다.

 

공연 후 로랑 방과 함께 포즈를 취한 다음 저녁을 먹고 서둘러 집으로 향한다.

딸내미를 보내고, 돌아서서 오는 길은 항상 아쉬움뿐이다.

 

내일 아침, 아니 오늘 아침 일찍엔 사무실로 손님들이 떼거지로 온다고 했다.

그렇게 새로운 일주일도 시작되리라..

 

   2006.9.4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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