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김포에서 먹는 술

불량아들 2006. 10. 12. 00:06

추석 연휴를 무지막지하게 쉬고

오늘은 발이 땀나도록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어려운 살림살이들,

그래도 아직은 내가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라 즐겁다.

펜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랴.

저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 줄 수 있다는 것이 한편으론 뿌듯하고 한편으론 짠하다.

오전에 4군데를 돌아다녔드만 정신이 어벙벙하다.

 

3시, 술 약속은 반드시 지키리라.

 

술 약속을 지키려 김포 대명리로 향한다.

열흘 전부터 약속이 돼 있었다.

 

김포,

바닷가의 햇빛은 손바닥으로 가리기엔 어림없다.

낯 간지러운 햇볕을 소주의 도수로 무마한다.

술상 위에 쌓이는 건 소주병 숫자뿐.....

의미없는 농담들이 오가고,

 

냄비 아래 팔딱팔딱 뛰는 새우를 보며 우리는 인간의 잔인성을 논한다.

잔인한지고, 잔인한지고.....

 

새우는 두 눈이 좋다고  소주를 한 입에 털어 넣으며 호들갑을 떤다.

소주에 취하고 바다에 취한다.

 

어찌 어찌

아파트 앞에 내려 하늘을 보니 찌그러져 가는 보름달!

 

아아, 네가 그립다.

진정

네가, 

무척 그립다.

 

    2006. 10. 12.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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