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여자 웃는 여자 출근을 하는데 담장에 서 있는 여자 웃고 있네 화사한 얼굴로 웃고 있네 술 취한 어제 저녁엔 보이지 않더니 웃고 있네 시름은 잊으라는 듯 웃고 있네 품에 안기라는 듯 웃고 있네 향내 풀풀 날리며 웃고 있네 세상 모든 사람 따라 웃으라는 듯 웃고 있네 차차 많은 이웃을 거느.. 자작시 2017.08.16
또 봄 또 봄 또 뭐랬노? 희롱도 유분수지 진달래 붉어졌고 개나리 샛노래졌는데 벚나무는 아예 게거품을 물었구나 일찍 온 목련은 고마 순직 중 봄봄 또 이 봄에 <뷰티라이프> 2017년 5월호 자작시 2017.08.16
우리 사랑 우리 사랑 당신은 중증이고 나는 말기예요 우리 사랑은 암이었다 치유할 수 없는, 그러나 우리 사랑은 저 강을 또 건너 나룻배 행인 싣고 왔다 그러자 눈이 오고 꽃이 피었다 새 몇 마리가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뷰티라이프> 2015년 1월호 자작시 2015.07.15
꽃들-문태준- 꽃들 -문태준- 모스끄바 거리에는 꽃집이 유난히 많았다 스물네시간 꽃을 판다고 했다 꽃집마다 ‘꽃들’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있었다 나는 간단하고 순한 간판이 마음에 들었다 ‘꽃들’이라는 말의 둘레라면 세상의 어떤 꽃인들 피지 못하겠는가 그 말은 은하처럼 크고 찬찬한 .. 내가 읽은 시 2013.05.16
꽃에게 꽃에게 내 그리움, 외로움 반으로 나누고 쪼개서 봄볕 양지쪽에 널어 놓으리, 먼지로 부스러질 때까지 내 영혼까지 바짝 말라 눈물마저 가슴마저 하나가 되었을 때 바람결에 날려 보내리 그리하여 내 그리움, 외로움 저 꽃 속에서 부활하려니 <뷰티라이프>2011년 4월호 자작시 2011.12.12
너를 훔친다-손현숙- 너를 훔친다 -손현숙- 쉿! 불을 꺼. 달빛 몰래 내 몸에 담아 내 몸 안에 네 몸을 심는 거야 시냇물 하나 흐르게 하는 거야. 흐르다가 물살에 밀리고 또 밀려 어디까지, 어둠 속 내 몸의 이파리들 파릇파릇 돋아나 새록새록 뻗어서. 꽃다지 한 묶음 옆구리에 끼고 네 몸에 내 온몸을 친친 감아서 색칠하다 .. 내가 읽은 시 2011.09.05
봄날 봄날 봄술 먹고 그댈 찾으니 그대 모습 아니 보이고 밤 봄꽃 세상에 흐드러지나니 그대 모습도 흐드러지게 피어나더이다 <뷰티라이프 2009. 5월호> 자작시 2009.07.29
사람꽃 -선녀일기- 사람꽃 -선녀 일기- 이불 갰다 양치질했다 세수했다 머리감았다 화장했다 옷 입었다 향수 뿌렸다 미용실, 머리했다 드디어 사람꽃이 되었다 <뷰티라이프>11월호 자작시 2008.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