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스크랩] 속초에 갔었더래요....

불량아들 2006. 3. 6. 14:00
속초에 갔었더래요.....

초복날인 그제 속초에 갔었지요.
아는 분이 속초에서 행사가 있는데, 우리는 가서 그냥
싱싱한 회나 한 접시 하자고 꼬시는 바람에
마감 때인데도 불구하고 덜컥 약속을 하고 말았지요.

서울에서 속초 가는 길은 멀더만요.
“저기 바위는 작년과 모양이 쪼까 달라졌네.”
“산을 묵으러 산으로 가자.”는 둥
씨잘디 없는 야그에 미시령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미시령에서 보는 설악은 장엄함 그 자체지요.
행사 때문에 앞서온 일행 몇과 합류하여 현지인의 안내로
속초에서 제일 맛있게 잘한다는 회집으로 들어갑니다.
싱싱한 회만큼이나 주인 부부의 넉넉한 인심 속에 딥따 술은 처묵는 아빱니다.
맘에 맞는 사람들과 정겹게 술을 묵는 행복함은
느껴 보지 않은 사람은 그 참맛을 모르겄지요.
모처럼의 여유 속에 숙소로 어떻게 왔는지도 모르고 잠이 든 아빱니다.

새벽 5시, 어제의 숙취는 어디로 갔는지
산뜻한 정신으로 잠을 깬 아빠는
숙소의 아름다운 광경을 보고 탄성을 지르고 맙니다.
숙소 바로 옆으로 개울이 흐르는데 그 물이 명경지숩니다.
잠깐 세수나 하자고 수건만 하나 달랑 들고 개울물 옆으로 다가간 아빠는
맑은 물에 반해 누구 눈치 볼 것도 없이 팬티와 셔츠를 몽땅 벗고
풍덩 개울물로 뛰어듭니다.
아, 이 시원함, 청량감 플러스 행복함!!!
나무꾼과 선녀가 따로 없지요.
한참을 그렇게 시원한 물에 정신없이 취해 있다가
팬티를 벗어 놓은 바위를 보니 팬티는 오간 데 없고 셔츠와 수건만 달랑 놓여 있습니다.
아뿔사~
바람에 날린 팬티가 개울물을 따라 동동동 떠내려 가고 있습니다.
거시기를 딸랑거리며 아빠, 죽자고 개울물을 따라가 팬티를 찾아옵니다.
그런데 누가 뒤에서 버럭 소리를 지릅니다.
“나뭇꾼이 팬티 주워 간다.”
일행 중 한 분이 새벽 산책 나왔다가 그 광경을 다 보고 있었나 본니다.
으이그 창피혀....
그나저나 이를 어째?
별 수 있나요. 팬티를 후다닥 꽉 쥐어짜 입으니 그런대로 시원하니 좋습니다.

대충 수습하고 숙소로 돌아와 일행을 깨웁니다.
근처에 <화암사>라는 사찰이 있는데 새벽 풍경이 그렇게 보기 좋다고 합니다.
신라 혜공왕 때 지었다는 화암사의 새벽은 가봐야마니 그 가치를 압니다.
속초를 가게 될 일이 생긴다면 꼭 새벽에 화암사를 댕겨 오시기를....
아 참, 개울물을 옆에 끼고 있는 아름다운 숙소는 <하일라밸리>라고 하더만요.
올 여름, 강원도로 휴가를 계획하고 계신 분들께는 강력 추천허는디요,
다만 계곡에서 목욕할 때는 팬티가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혀요....

출처 : 뷰티라이프사랑모임
글쓴이 : 아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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