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외박..

불량아들 2007. 4. 9. 09:55

풍경

달덩이같이뽀오얀비구니가
복숭아밭에서몰래소피를볼
때때마침지나가던둥근달이
털이보숭보숭한복숭아와박
덩이처럼잘익은엉덩이를보
고또보고웃다가기어이턱이
빠져목구멍목젖까지환하다

-김춘추-

좋은 시나 좋은 글을 만났을 때의 행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오늘도 침대 위에서 뒤척뒤척 하다가
이렇게 행복한 시를 만났습니다.

달 밝은 밤에, 머리를 푸르스름하게 깎은 비구니가
길을 가고 있네요. 그녀는 왜 비구니가 되었을까요?
도화꽃은 지천으로 피어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꽃은 아름답지만 달빛 아래에서 보는
복숭아꽃이나 배꽃은 특별히 더욱 아릅답지요.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도화꽃이나 이화꽃을 보고
미치지 않는 사람은 아마도 사람도 아닐 겁니다.

비구니가 복숭아밭으로 들어 가네요.
박덩이처럼 잘 익은 엉덩이를 까고 볼 일을 봅니다.
아마도 아무도 보지 못할 거라 생각했나 봅니다.
그러나 부처님 얼굴마냥 환한 우리의 달님은
수줍은 장면을 보고 웃음을 터뜨리고 맙니다.
그것도 목젖까지 다들여다 보이게 호탕하게 웃습니다.

답답한 세상.. 저렇게 한번 웃어보고 싶지 않습니까!!!
달이나 박이나 엉덩이나 복숭아나 모두가 둥글둥글합니다.

우리 모두 이처럼, 동그랗게 세상을 살아가자구요.
그나저나 비구니의 수줍은 엉덩이가 엄마 젖처럼 마냥 그립습니다.

 

 

 

**시골에 다녀오느라 며칠을 비웠는데

오늘 저녁부터 또 2~3일 동안 지방을 다녀올 일이 생겼다.

복 터졌다(?).

 

눈 부신 날들의 연속이다.

며칠 또 비우는 대가로 좋은 시 하나, 독후감 하나 놓고 간다.

이 시 읽고 행복해하던 때가 엊그제 같다.

차암 인생 무상이다....

 

모두들 찬란한 4월 맹그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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