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자랑스런 우리 딸..^*^

불량아들 2008. 9. 9. 10:14

 

 

계절은 찬연한데 심란한 날의 연속이다.

토욜 저녁엔 핸드폰도 술집에 놓고 왔었다.

 

어젯밤 늦게, 쓸쓸하게, 터벅터벅 집으로 향했다.

귀가해서 보니 말레이시아로부터 몇 번의 전화가 왔었다.

 

다이얼을 누른다.

딸내미 이모가 전화를 받는다.

 

"왜케 전화받지 않느냐"고 다그친다.

쭈볏쭈볏거리며 "무슨 일 있느냐"고 묻는다.

"나은이가 큰일을 쳤단"다. 나은이는 우리 이쁜 딸 이름이다.

가슴이 철렁한다. "무신 큰일?????"

 

대답을 기다리는 동안이 천 년이다.

이모 웃으며 답한다. "나은이가 오늘 학교에서 교장 선생님 면담하고 곧바로 본과로 가게 되었다"고..

"본과가 뭣인디?" 내 대답에 이모가 한심하다는 듯이 혀를 찬다.

 

이모의 말을 종합하면 이렇다.

딸내미는 지난주 9월 4일 쿠알라룸푸르 외국인학교에 입학했다.

입학하면서 1년 동안 랭귀지 코스를 밟기로 했단다. 영어로 모든 수업이 진행되니 당연했다.

 

울 딸은 서울에서 중학교 3학년 1학기를 휴학하고 지난 6월 18일 말레이시아로 떠났다.

갑자기 결정된 일이었다. 이모가 거기에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쿠알라룸푸르 도착 후, 두 달 동안 공부해서 랭귀지 코스가 아닌 본과 9학년으로 정식 입학했다는 것이다.

랭귀지 코스가 아닌 본과로의 직행은 교장 선생님의 판단으로 전체 신입생 중 2명만이 허가되었다는 것.

본과로 직행하면 1년 시간을 절약하는 것은 물론이고 교육비도 엄청 절감된단다.

 

우리 딸, 장하다. 지애비 닮아서 영특하구나야.헤헤..^*^

 

즈그 이모의 장황한 설명을 듣고 난 다음에야 딸내미 바꿔달라고 했다.

칭찬 한 마디라도 해줘야 할 것 같아서였다.

아니 자랑스런 아버지의 딸이라는 걸 다시 한 번 각인시켜줘야지..

 

근데 전화 바꾼 울 이쁜 딸, 어찌 알았는지 자살한 안재환 걱정 뿐이다.

"젊은 사람이 그러면 안 된다"나 뭐라나. "정선희는 괜찮나"라고 묻는다.

차암 이상한 정신을 소유한 우리 이쁜 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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