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놈 기질
기자는 실업계 고등학교를 다녔습니다.
웬 뜬금없는 소리냐구요? 사정은 이렇습니다.
기자가 다닌 고등학교는 특수학교였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만든 학교였지요. 그야말로 국립이었습니다.
아, 생각나는군요. 학교 슬로건이 ‘기술인은 조국 근대화의 기수’였습니다.
학교 운동장 앞에 철탑으로 세워진 푯말은 국립학교생의 우상처럼 떡 버티고 있었습니다.
국립이었기 때문에 들어가기도 까다로웠지만 입학하면 특혜도 많이 주어졌습니다.
중학교 내신이 30% 이내여야 원서를 쓸 수 있었고
국어, 영어, 수학 세 과목만 시험 봐서 입학했던 기억이 납니다.
덕분에 우리 학교는 전국에서 내노라 하는 녀석들이 모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만 납니다.
사춘기, 깊은 생각없이 집안 형편 생각해서 입학했던 학교가
일주일 중 반 이상을 실습만 시키는 것이었습니다.
10시 이후에는 기숙사 불도 꺼야 했고 아예 대학 갈 생각을 말아야 한다고 선생님들은 말했습니다.
엄한 기숙사 생활 뒤편으로 끼리 끼리 모여서 술을 마셔댔지요.
오늘도 술을 새벽까지 마셨더랬습니다.
기자가 미용계에 머뭇거린 지도 십 수 년이 흘렀습니다.
다행히도 지금까지 미용계에 큰 폐를 끼치지 않고 그럭저럭 살아왔다고 자부합니다.
술 마신 김에 능청을 떨자면 ‘제 잘난 얼굴’ 덕분이지요. 헤헤.^*^
생각해보면 오해 아닌 오해를 받았던 적도 있었지만 대체로 무난했던 미용계 생활이었습니다.
어젯밤도 알만한 미용인 몇 분과 진탕으로 술을 마셨더랬습니다.
몇 가지 현안이 있었습니다. 몇 가지 제안도 있었습니다.
사람 사는 일은 마음이 중요하다고 기자는 생각합니다.
백 번 머리를 움직이는 일보다 한 번 마음을 사로잡는 일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우리 시골 어머니는 일찍이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사람은 머리로 세상을 사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고.
기자는 지금까지 정공법으로 세상을 살아왔다고 자부합니다.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확신합니다.
왜냐구요? 저는 촌놈이거든요.
이완근(편집국장)alps0202@hanmail.net
안부
비 오고
눈 내리고
바람 분다
그대 생각에
잘 있니?
꽃 피고
새 울고
구름 흐르는데
자니? 잘 자니?
새벽까지
누르고 또 누르는
그대 안부
<뷰티라이프>2009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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