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아침에 퇴근하는 남자

불량아들 2009. 5. 22. 10:32

1.아침에 퇴근하는 남자

 

날씨가 쥑인다. 비님이 하늘에서  곧 뛰어내릴 기세. 막걸리 묵기 좋은 오후다.

퇴근 무렵 걸려온 반가운 전화. 예전에 사진을 찍던 친구다.

 

올만에 만났다. 남산 야외 식탁이 있는 음식점에 둘러 앉아

옛 추억을 상기하며 한 잔, 두 병, 세 병, 자리를 옮겨 또 몇 병.

 

사람과 자리를 바꿔 또 한 잔 한 것 까지는 좋았는데,

눈을 떠보니 사무실 내 의자에 떡 걸치고 앉아 자고 있다.

시간은 아침 7시. 주섬주섬 일어나 퇴근한다.

 

지하철에서 내려 아파트 앞에 들어서는데,

이야~~, 며칠 사이에 주렁주렁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장미꽃, 꽃들.

다른 세상에 온 것 같다. 쟈들은 왜케 이쁜 것일까!

 

한 송이 꺾어다 거실 화병에 꽂아 놓고 심은 마음이 간절,

이쁜 사람한테 전화를 한다. "장미꽃 한 송이만 꺾어 갈란다"

글면 안 된단다. 말 잘 듣는 나.

대신 그냥 집에 들어가면 나한테 무슨 보상을 해준다고 했는데, 뭐였더라?

으이그 요놈의 건망증.

 

2.감독 바꿔

 

3:0, 3:9, 10:13, 13:13

어제 저녁 광주구장에서 열린 엘지와 기아의 스코어다.

6시 30분에 시작하여 12시 29분에 끝났으니 장장 6시간이나 헛심을 뺐다.

기아가 9:3 여유있게 이기다가 우여곡절 끝에 9회 13:10으로 앞서고 있었다.

문제는 7회 2사후부터 나와 잘 던지고 있던 유동훈을 9회 수비 때 왜 윤석민으로 교체했느냐는 것이다.

윤석민은 그 전날에도 나와 36개의 공을 던졌었다.

3점을 지켜줄 거라 믿었겠지만 투수 운용상 그러면 안 되는 거였다.

야, 투수 말고 감독 바꿔.

 

3. 선생 바꿔

 

딸내미와 한참 전화 통화를 한 후 끊을 즈음, 그랴, 별일은 없제? 물으니, 있단다.

전자사전을 잃었단다. 점심 시간 후 누가 가져갔다는 것이다. 벌써 두 번째다.

그러면서 여기 학교는 참 이상하다고 말한다.

선생님들이 물건을 잃어버려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한다.

한국 같으면 난리 법석이 날텐데, 학교에서 크게 신경 쓰지 않으니 도난 발생 사건이 잦다는 것이다.

그날도 소지품 검사를 하는 시늉만 하다가 그것도 중간에 그만두더라는 울화통 터지는 호소다.

야, 선생 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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