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시골 인심은 살아 있고...

불량아들 2009. 3. 16. 11:47

모처럼만에 시골을 찾는다.

어머니 생신이 음력으로 2월 24일인데 생신은 뒤로 찾는게 아니라 해서 토욜날 내려갔다.

식구들이 다 모였다. 4남매에, 딸린 아이들까지 합치니 학교 하나 맹글어도 되겄다.

쿠알라룸푸르의 우리 딸내미만 빠졌다.

 

저녁 늦게 매형이 백령도에서 갓 잡아온 홍어회를 떠놓고 동네분 몇 분을 초대한다.

걸죽한 사투리, 음풍농월, 잡가, 잡춤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모두들 배꼽을 잡고 뒹군다. 마당놀이가 따로 없다. 상다리는 성한지 모르겄다.

추억이 추억을 부르고 손에 손잡고 한가족이 된다.

 

가져간 양주며 도라지술, 끝내는 됫박 소주까지 얼굴에 단풍들이 진하게 든다.

아직도 시골 인심은 죽지 않았다.

하나같이 기뻐해주고 마음 써주는 인정이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

 

늦게까지의 공연(?)에도 불구하고 이른  아침부터 기르던 토종 닭을 보내오시는 분,

지리산 고로쇠물 한 통을 보내는 분, 빨간 내복까지.....

시골 밤 하늘 선명하게 빛나는 볓처럼,

지상에서  반짝이는 별들의 아름다운 잔치를 겪고 온 하루,

사람 사는 일이 아직은 아름다운 일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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