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계의 전통, ‘情’의 부활을 기대한다
십 수 년을 미용계에서 어슬렁거리면서 느낀 점은 미용인들은 정(情)이 많다는 것입니다.
이는 미용인들의 '장이 기질'과 무관하게 볼 수 없겠다는 것이 기자의 생각입니다.
'장이 기질'이란 어떤 분야에서 노력을 통해서 획득할 수밖에 없는 소중한 자산이며,
그 자산을 공유한 사람끼리는 동질의식을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이 강하겠지요.
그래서 미용인들끼리는 우리라는 의식이 유독 강하고 미용계에 몸 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정을 더 주는 것이 인지상정 아니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어느 시조의 한 구절처럼 '다정도 병인 양'한 것처럼까지는 아니라도 말이지요.
기자는 십 여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지방 취재를 한 달에 2~3일씩 꼭 했었습니다.
아무래도 지방에 계신 미용인들은 잡지에 작품을 싣는다든지 숍 소개를 하는 등
모든 면에서 여건이 여의치 않기에 그 분들에게 기회를 더 주고자 하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그 당시 미용인들이 보여주었던 따뜻한 예우는 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날 지경이었습니다.
식사 때는 따뜻한 밥 한 끼라도 더 챙겨주려 했고,
떠날 때에는 자식 같다며 응원에 응원을 잊지 않으셨습니다.
지금도 그때의 미용인 분들을 뵈면 반갑기 그지없습니다.
요즘 미용계에 정이 없다고 많은 분들이 말을 합니다.
젊은 미용인일수록 더 그렇다고 합니다.
기자는 백 번 동감합니다.
세대가 그렇게 변하고 있어서 미용계도 예외는 아니라고 자위하곤 합니다만
앞에서 말씀드렸던 '장이 기질'을 너무 빨리 우리 미용계가 잊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 봐야 할 문제입니다.
특히 30~40대 미용인들은 이런 말씀을 더 귀담아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30~40대 미용인들은 우리 나라 미용계를 짊어지고 가야 할 중추 세대이기 때문입니다.
20대 미용인을 이끌어주고 50대 이상 미용인들을 우러르며
우리 나라 미용계의 단단한 초석이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30~40대 미용인들의 항변도 있을 수 있습니다.
‘선배들은 우리에게 뭘 가르쳐줬으며 후배들은 우리를 얼마나 존경하느냐’고 말이지요.
어찌 보면 일리 있는 말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과거 없는 현재 없고, 현재는 미래의 또다른 과거가 된다는 점을 알았으면 합니다.
갓 미용을 배운 세대를 지나 이제 무언가를 알고
또 이제 무언가를 개척해 나갈 중요한 시점에 있는 이 땅의 30~40대 미용인들께
초심의 중요성과 미용계의 전통인 ‘정(情)’의 부활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합니다.
그래야만 우리 미용계가 우리라는 단단한 고리로 뭉쳐진다고 생각합니다.
옛날의 정이 무척 그리운 요즘입니다.
이완근(편집국장)alps0202@hanmail.net
봄날 오후
살아 온 시간보다
살아 갈 시간이 적은
생각 많은 봄날 오후
느으린 음악 소리,
내 생도 저렇게 늘어지려니
저 햇살 늘어지듯이
책상 위에선 똑딱, 똑딱 시계 소리
꽃은 또 지누나, 저 소리 맞춰
소나기를 기다리는 건
지친 꽃잎만이 아니란 걸
나 봄날 오후 문득 깨닫네
<뷰티라이프>2012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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