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라이프 칼럼

한국미용 100년사

불량아들 2013. 11. 29. 14:11

<한국미용 100년사>

 

역사의 중요성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지나온 과거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서는 올바른 미래를 지향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역사는 수레바퀴처럼 돈다. 유행이 과거를 바탕으로 점진적으로 개선되어지는 것 같지만

결국은 과거로 회귀하듯이 말이다.

 

그간 미용계에는 미용 역사를 제대로 풀어쓴 역사서가 전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단편적으로 또는 신변잡기 식으로 조금씩 알려진 게 전부였다.

그래서 그 많은 미용학과가 있는 대학에서도 미용 역사를 체계적으로 다루기 어려웠다.

교재가 없음은 물론 미용은 실용학문이라는 의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미용계에서는 수많은 박사가 배출되었고 석사는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렵게까지 되었다.

이제 미용 역사에 대한 확고한 인식이 필요한 때가 되었다. 아니 늦었다.

 

이러한 때에 미용계의 거장 송부자 원장이 펴낸 <한국미용 100년사>는 미용계의 큰 자산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에 미용이 도입된 1900년대부터 2013년 현재까지 연대별로 우리 미용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이 책은 살아 있는 증인으로서 미용과 함께 삶을 살아온 송부자 원장의 역작이다.

대학에서 미용을 가르치면서 가장 난감했던 때가 제자들이 미용의 역사를 질문했을 때라고

송부자 원장은 말한다. 특히 논문을 쓰는 제자들이 물어올 때는 더욱 난감했다고 한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 미용 역사서를 쓰기로 결심했다고.

다행히 그간 자료를 착실하게 모아둔 게 큰 도움이 되었다.

미비한 것은 도서관을 뒤지고 옛 잡지를 찾아 추적을 계속했다.

그리고 드디어 지난 115일 빛을 발하게 되었다.

뷰티라이프(02-2279-8002)에서 최종 단행본으로 출판한 것. 정가 45,000.

 

송부자 원장의 바람은 단 하나.

많은 미용인들이 이 책을 통해 미용의 역사를 제대로 인식했으면 하는 것이다.

물론 이 책을 토대로 더 방대하고 더 알찬 또 다른 미용 역사서가 탄생하기도 바란다고.

송부자 원장의 바람이 아니더라도 전국의 미용인 특히 미용 지도자들이나 교수,

미용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 이번 <한국미용 100년사>가 아닐까 생각한다.

 

미용계의 산 증인 송부자 원장의 열정의 산물인 이번 <한국미용 100년사>

미용계에 지적 자산으로 남기를 기대한다.

 

                              이완근(편집국장)alps0202@hanmail.net

 

 

불량아들의 일기

 

술을 마시다가 얼굴에 상처가 났다

아스팔트길이 꾸불꾸불 일어났다

전봇대가 갑자기 달려들었다

부끄러운 일이다

이 나이에 얼굴이나 긁고 다니다니......

사람들과의 약속도 차일피일 미루던 어느 날,

시골 어머니께서 꿈자리가 사납다며

애호박이며 고추, 고구마를 한 보따리 싸들고

우리 집을 갑자기 방문했다

오십을 넘긴 아들내미가 아직도 못 미더운 거다

왜 갑자기 오셨나며 화를 내다가

시골 얘기에 밤을 꼬박 새다가

침침한 눈으로 아들의 얼굴에 난 상처를 못 알아보는 어머니가

나는 안도가 되었다

어머니께서 시골로 돌아가시는 길을 배웅하던 나는

갑자기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가을 낙엽보다도 가벼워 보이는 모습 때문이 아니었다

잘 있으라며 주머니에 무언가를 찔러 넣어주시던 어머니

내 주머니 속에는 안티프라민이 들어 있었다

아들의 얼굴에 난 상처를 이미 보고도

못 알아보신 척하신 마음을 나는 비로소 알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나는

연고만 만지작 만지작거렸다

거리를 내리 쬐는 햇볕 때문에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고 말이다

 

<뷰티라이프> 2013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