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라이프 칼럼

<불량아들> 출판기념회를 마치고

불량아들 2014. 4. 21. 11:26

 

<불량아들> 출판기념회를 마치고

 

지난 42일 제 시집 <불량아들> 출판기념회에 참석해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주신 정, 잊지 않고 살아가겠습니다. 곁에 계심이 제겐 큰 힘이 됩니다.

 

제 시집이 인터넷에서 꽤 팔리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어떤 녀석이 도서 리뷰를 달았는데 그냥 묵히기(?) 아까워 이 지면에 옮겨봅니다.

참고로 제 시집에 있는 72편의 시 제목들을 모두 차용해 한 편의 멋들어진 시를 잉태했습니다.

이 친구 녀석과 저녁에는 막걸리라도 한잔 해야겠습니다.

부디 행복한 날들 갖기를 소망해봅니다.

 

4월 어느 날, <불량아들의 일기>를 훔쳐본 어느 사나이의 일기

 

한 권의 시집, 거기 실린 <>들이

 나로 하여금 <詩作>始作하게 한다.

 

어젯밤 나는

머슴이 <주인 꿈>을 꾸다가

<사기꾼>으로 몰려

셋방에서 쫓겨나는 <>을 꾸었다.

 

아침에 <면도를 하며>

<거울>에 비친 <상처, 나다>

내 얼굴을 보았다.

 

<상처> 없는 영혼이 어디 있으랴.

랭보의 시를 중얼거리며

<꽃에게>로 가고 싶어지는 날이다.

<할미꽃>에게로라도.

 

외롭다.

내 마음은 <황무지>.

<선천성 그리움>이 도지는 이런 날,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이 아닌 <共存>이다.

 

무작정 집을 나서 <인사동>으로 간다.

 개의 간판 앞에서 잠시 머뭇거린다.

<봄봄>? <겨울꽃>?

 <그대에게>?

 <가을날>? <가을 하늘>?

<시골에 내리는 비>?

아니면 <비 오는 날><오월 풍경>?

그래, <그대에게>!

 

<그대에게창문 너머로는

있는 그리움, <없는 그리움>

<봄꽃>처럼 날리고

<낙엽>처럼 밟힌다.

 

술집 벽에는

 "<고추잠자리>는 영어로 뭘까요?"

그런 낙서가 휘갈겨져 있다.

누군가 답을 적어 놓기를

"Panty"

오, 팬티!

 

셋방에서 쫓겨난 나는

고추를 누일 잠자리도 없다.

노팬티다.

 

벽은 온통 비아그라 광고 문구로 가득하다.

<내 사랑은 오래 갔네>

<나는 부활을 꿈꾼다>...

 

<핑계> 없는 무덤 없다더니

<막걸리 같은 사랑>이라도 하고 싶었던 나는

하릴없이 막걸리만 축낸다.

<수업료>처럼 술값을 치른다.

 

<구토>를 참지 못해

길모퉁이 <변소 앞에서웩웩거리다

<경비 아저씨>한테 혼이 난 뒤

비틀비틀 휘청거리며

돌아오던 길,

 

아, 나는 보았다.

<>처럼 <아삼삼 아삼삼>

<봄날><정경> 목격했다.

참으로 <운수 좋은 날>이다.

 

<비가 오는데> <목련꽃 아래서>

불량아들, <그 여자>

<불완전변태 사랑>을 하고 있다.

 

나는 <착한 시청자>가 되어

<바늘귀> 틈으로 세상을 보듯

<맛있는 풍경>을 훔쳐본다.

 

어디선가 <시골에서 온 전화> 벨이 울린다.

그러나 불량아들과 <그 여자>,

<행복한 귀머거리>라도 된 듯

아랑곳없이 <놀이>에만 열중한다.

<여름 매미>라면 소프라노로 자지러졌으련만,

시방 여기는 <봄의 침묵>이다.

 

<검은 오월>이 저만치 와 있는데

여기는 <성긴 눈 내리다> 그친

이른 <봄날 오후>처럼

하얗다, 참 하얗다.

 

저들은 맑디맑은 소주처럼,

녹아내린 <>처럼

눈부시게 <투명한 사랑>을 하는구나.

 

불량아들과 <그 여자>여,

부디 엔들리스 러브하라!

내 상처난 가슴에는

안티프라민을 발라다오!

 

우리는 날마다 <이별>한다.

<喪家에서> <장례식장에서>

<하루살이>처럼

<그리움>과 작별을 고한다.

<우리들의 그대>는 그렇게 떠나간다.

 

<밤비>는 왜 저리도

<> 잃은 <바보 동생>처럼

<눈물> 흘리며 흩뿌리는지...

 

<친구에게> 가고 싶지만

그는 <不在> 중,

 

오늘 밤 일기는 아무래도

 <반성문>이 될 것 같다.

 

      이완근(편집국장) alps0202@hanmail.net

 

 

    

  사는 일

 

왜 연락 안했냐? 섭하다

출판기념회 마치고

내 친척 같았던 아저씨 전화

 

사는 일이란

친척 같은 이웃

마음 아프지 않게 하는 일

 

<뷰티라이프> 2014년 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