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일기

몰래한 사랑

불량아들 2015. 3. 9. 13:13

몰래한 사랑

 

우리 부부는 잠이 많은 편이다.
보통 12시 경에 잠에 드는데 그 전날 술을 많이 마셨다거나 피곤할 때는 9시에도 잠을 잔다.
거실에 누워서 책을 읽거나 TV를 보다가 잠을 잘 경우 안방 침대로 옮겨서 잔다.


문제는 우리 부부는 체질상 여름에도 전기장판을 틀고 잔다는 것이다.

요즘 같은 겨울에는 잠 자기 전 두세 시간  전에 침실의 전기장판을 미리 켜놓는다.

그런데 전기장판이 10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꺼지게 돼 있다.


오늘 아침에도 어제의 숙취로 일찍 잠을 잤는데 새벽이 되자 전기장판의 불이 꺼져 있다.
일찍 잠이 든 이유도 있겠지만 바닥이 따뜻하지 않아 둘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눈을 뜬다.

전기장판을 다시 켜고 누웠는데 잠이 다시 오지 않는다.


"이 전기장판은 우리를 되게 욕할 것이여잉?"

내가 말하자,

 

"그럼 요렇게 오랫동안 누워 있는 것들은 하마 없을 것이라고 욕하겠지." 아내가 내 말뜻을 알아듣고 맞장구친다.


"그리고 매일 살살 하라고 소리치고 싶겠지? "


"중늙은이들이 주책이라고 혀를 끌끌 찰 것이구만 아마."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살살 해볼까!"


아내는 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몸을 살살 꼬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전기장판한테 들키지 않게 살살 하는 것이었다. 히히^.^

 

2015년 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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