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가 먼저라고요?
무더위와 열대야가 며칠째 기승을 부리더니 이젠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우리의 기분을 좋게 합니다.
폭염이 한창일 때는 이 무더위가 세상을 지배할 것 같더니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을 상기라도 시키듯 슬그머니 꼬리 내리니
세상의 이치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됩니다.
며칠 전에는 미용하시는 몇 원장님들과 조촐한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번개팅 형식으로 이뤄진 갑작스런 모임이었지만 미용계의 고민과 현안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술자리였습니다.
그 자리에 참석했던 한 원장은 스텝들을 뽑아서 기본 자세와 언술을
한 달 동안 주야장창 연습시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자세가 좋아야 고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논리였습니다.
한 편으론 고개가 끄덕여지면서도 우리는 수긍할 수가 없었습니다.
자세를 제대로 잡아주는 것도 좋지만 기술을 먼저 습득케 하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미용인을 만나고 있는, 교육하는 또 다른 원장이 말했습니다.
“지금 우리 미용계에 어느 정도 기술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많다.
그러나 기본 커트 자세나 고객을 대하는 응대법에 대해서 상상 이상으로
무지한 미용인들은 더 많다. 이런 미용인들을 선별해서 기본 자세법이나
화술을 교육하면 미용계에 큰 반향을 불러올 것 같다.”
우리 모두는 공감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미용인들은 초급디자이너라 하더라도 기술적인 면에서는
어느 정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그날 모임에 참석했던 대부분의 원장님들의 견해였습니다.
문제는 그런 디자이너들에게 기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고객을 대하는 태도를
고양할 수 있는 교육법이 미비하다는 데 있었습니다.
물론 미용 재교육기관이나 화술 및 미용인들의 태도, 매출을 올리는 기법 등
가르치는 곳이 있기는 하나 미용인들의 입장에서 종합적으로 원 스텝으로
교육하는 곳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컸습니다.
기자도 평소에 “커트나 염색, 퍼머를 어디에 가서 배워야 좋으냐”,
“커트를 잘 가르치는 곳이 어디냐” “오늘 어디에서 세미나 하는데 괜찮은 것이냐”는
등등의 질문을 자주 받는 편입니다.
이처럼 거개의 미용인들은 배움에 대한 열망이 무척 강합니다.
문제는 이들의 욕구를 시원하게 뚫어줄 수 있는
시간적, 지리적, 공간적, 인적 제약이 많다는 것입니다.
오죽하면 스텝을 교육할 때 멋진 자세만 가르친다는 발상을 했을까요.
미용 교육하는 분들, 이런 미용인들의 고민을 깊이 있게 참조하시어
미용계에서 한발 앞서가는 교육을 하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또 해봅니다.
인생은 물같이 흐르는 것
삶은 물같이 흐르는 것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천천히 흐르는 것
시냇물이 맑은 소리를 내는 건
조약돌이나 바위를 만나 여울목을 만들기 때문
여울목이 깊으면 물소리는 더 크네
삶이 고되다고 징징대지 마세
삶이 야위었다고 투정하지 마세
여울목은 스스로 만들어가는 법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물은 흐르지 않네
저기 저, 나비도
흐르는 물에 잠깐 앉았다 나네
자기 모습 잠시 보고 떠나네
인생은 물같이 흘러가는 것
바람도 흐르는 물을 따라 흐르네
낮은 데서 높은 곳으로 잠시 불다가
이내 물길 따라 흐르네
마침내 하나 되어 흐르네
<뷰티라이프>2015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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