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라이프 칼럼

마음 따뜻한 초복 모임

불량아들 2016. 8. 4. 16:06

Editor’s Letter

 

마음 따뜻한 초복 모임

 

다소의 의견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미용인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정(), 의리(義理), 아름다움(), 이 세 가지로 규정할 수 있다고 기자는 단언합니다. 미용인은 정이 많고 의리를 존중하며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미용인이란 헤어디자이너들 뿐만 아니라 미용계에 종사하는 모든 이들의 총칭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기자가 미용계 언저리에서 꼼지락거린(?) 지도 어느새 21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적지 않은 세월 동안 운이 좋게 기자는 미용인의 정과 의리, 아름다움을 같이 느끼기도 했고 공유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갈수록 이런 미덕이 시나브로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가슴속으로부터 일어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세월의 변화, 사회의 기류에 의한 것이라고 자위하곤 했습니다.

 

지난 716일 매년 그렇듯이 구로구 대림역 근처에 있는 한 식당에서는 초복맞이 미용계 모임으로 식당 안이 시끌벅적했습니다. 매년 그렇다고 얘기했듯 매년 초복 때쯤이면 ()미창조 유상준 대표는 미용계 인사들을 초청, 복맞이 음식을 대접합니다. 벌써 6년째 계속 이어오고 있습니다. 기자의 다이어리를 보니 작년에는 713일에 모임을 가졌군요. 유상준 대표는 아무 사심 없이 이 모임을 계속 이어오고 있습니다. 미용계의 훈훈한 정을 이어가자는 소박한 마음뿐인 것 같습니다. 사심 없이 모임을 주선하니 식당 안은 그야말로 화기애애합니다. 오랜만에 만난 미용계 인사들을 보며 소주 한잔 기울이는 모습이 여간 흐뭇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야말로 미용계의 잔치판이 됩니다.

 

각설하고, 이런 이해타산에 얽매이지 않는 모임이나 행사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소주 한잔 나누며 미용계의 현실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고 어려움을 같이 극복해나가자는 데 의견을 모을 수 있는 아름다운 모임. 물론 모든 행사나 모임이 이렇게 이루어질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정과 의리,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미용계의 정서가 많이 사라지고 있는 시점을 생각할 때 유상준 대표의 이날 모임이 기자에게 더 마음 따뜻하게 다가왔는지 모르겠습니다.

 

미용계의 훈훈한 정을 이날 모였던 모든 사람들은 맛있는 음식보다 마음 한가득 더 담아갔다고 기자는 확신합니다.

 

 

 

 

이완근(편집국장)alps0202@hanmail.net

 

 

 

 

깨구락지

 

시골 아이들은

깨구락지 두 마리씩을 키웠다

걸을 때마다 뒤꿈치에서 깨구락지가 울었다

비가 오는 날

마을 앞 냇가에서 신나게 물장구라도 치고 올 때는

검정 고무신 뒤에서 살고 있는 깨구락지들의 소리도

덩달아 더 요란했다

개구쟁이들이 손잡고 뛰기 시작하면

그들도 벌떼처럼 들고 일어났다

깨구락 깨구락

이런 날,

시골 골목골목은 꼬마들의 웃음소리와

깨구락지의 울음소리로 가득했다

 

마치 시골의 모든 것들은

깨구락지의 소리를 먹고 자라나는 듯했다

 

<뷰티라이프> 2016년 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