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라이프 칼럼

허접한 미용대회 유감

불량아들 2017. 4. 26. 13:38

Editor’s Letter

 

허접한 미용대회 유감

 

좋은 날들의 연속입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창 밖에서 들려오는 참새소리는 더욱 명랑하고 즐겁습니다. 부끄러운 듯 앙상한 가지에 고개를 들이미는 새싹들은 얼마나 싱그럽고 청아한지요.

 

좋은 계절만큼 우리 미용계에도 많은 행사와 대회가 열리고 습니다. 언젠가 말씀드렸습니다만 기자는 미용인들이 미용대회에 나가는 것을 권유합니다. 권유 차원을 넘어 가까운 미용인들에게는 강요 아닌 강요를 할 정도입니다. 바둑대회에 나가면 바둑이 1단씩 는다는 속설이 있듯이 미용인도 미용대회에 나가면 실력이 그만큼 향상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하는 공부는 여타의 공부와 다릅니다.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겠지요. 잡지를 볼 때도 남들이 하는 작품을 보는 것하고 내가 잡지에 작품을 싣는다고 생각하고 보는 것하고는 천지 차이가 있습니다.

 

미용 대회에 선수로 나가는 것은 이와 같은 이유로 권장할만합니다. 문제는 대회의 질 문제입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지금 우리 주위에서는 일주일이 멀다 하지 않고 각종 미용대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기자조차도 들어보지 못한 **협회, **단체 등이 주관하는 대회입니다. 주최자의 이력을 보면 더욱 기가 찹니다. 마치 자기들이 대한민국의 미용을 좌지우지 하고 있는 것처럼 겉포장이 번지르르합니다. 미용계를 모르는 사람들은 홀딱 반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각 대학 미용학과 학생들이 여기에 동원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학교 입장에서는 졸업장 말고도 대회 수상 기록을 홍보로 활용할 수 있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꼴입니다. 장차 미용을 하는 학생들에게 별 도움이 될 수 없는 상장들이 참가한 학생 수보다도 많습니다. 이 학생들은 자기들이 참가한 대회가 미용계에서 얼마만큼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 어떤 의의를 지니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참가했을 것입니다. 교수님의 권유에 따랐을 것이 분명합니다.

 

전국의 미용학과 교수님들께서는 학생들에게 대회 참가를 권유할 때, 그 대회를 누가 이끌고 있으며 어떤 목적으로 행하는지를 꼭 따져본 후 참가 여부를 결정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좋은 미용 대회가 많이 있지만, 학생들의 대회 참가비가 주 수입원이 되고 대회를 개인의 명예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미용 대회가 많아서 하는 말입니다. 그런 대회일수록 겉모습은 화려해보입니다. 정치인도 예외 없이 등장합니다. 미용학과 학생들이 선수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교수님들의 각성이 특히 요구됩니다.

 

이제부터라도 미용대회라는 허울을 뒤집어쓰고 학생들의 푼돈을 갈취하는 허접한 미용 대회가 사라져야 합니다.

 

 

                                                  이완근(편집국장)alps0202@hanmail.net




또 봄

 

또 뭐랬노?

희롱도 유분수지

진달래 붉어졌고

개나리 샛노래졌는데

벚나무는 아예 게거품을 물었구나

 

일찍 온 목련은 고마 순직 중

 

봄봄

이 봄에


<뷰티라이프> 2017년 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