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라이프 칼럼

불황 극복은 초심으로...

불량아들 2018. 2. 26. 11:47


Editor’s Letter

 

불황 극복은 초심으로...

 

요즘 만나는 미용인마다 미용계의 화두가 뭐냐고 물어봅니다. 그럴 때마다 기자는 아주 큰 이슈가 있지요. 다 아시다시피 미용 경기가 언제 풀리냐는 것입니다.”라고 답합니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언제 끝날지 모를 불황에 무엇부터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입니다. 최저 임금 인상 문제는 원장님들을 더 불안하게 합니다. 많은 미용실 중, 소형보다는 중, 대형 미용실이 타격이 많아 보입니다. 그렇다고 희망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이럴 때일수록 원장과 직원들이 합심하여 난관을 헤쳐나가야 합니다.

 

미용 경영 전문가들은 원장님들이 사람이 힘이다.’라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금 새겨야 한다고 충고합니다. 우리 미용계는 직원을 중하게 여기지 않는 풍토가 있다고 비판합니다. ‘실컷 교육시키면 뭐 하나. 또 이직할 것인데...’라는 생각들을 암암리에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직원을 교육하기 보다는 마지못해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원장들의 심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우리 숍의 주인은 직원이며 그들이 대우받아야만 우리 숍이 산다.’는 의식을 배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성공적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곳의 특징은 사람의 도구화보다는 인간적으로 친숙하게 대하는 곳이며, 그곳이 업무 능력의 효율성이 뛰어나다는 설명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직원들도 의식을 바꿔야 하기는 마찬가지라고 전문가들을 말합니다. ‘역지사지의 입장으로 자기 권리만 주장할 게 아니라 진정으로 내가 주인이라면 어떻게 직원들을 대할 것인가라는 물음을 항상 가지라는 주문입니다. 디자이너들이나 스텝들이 미용실을 자주 이직하는 이유는 옮길 수 있는 숍이 있다.’라는 전제가 있기 때문인데 그렇게 자주 이직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떠돌이로 전락한다는 충고는 다시 새겨봐야 할 조언입니다. 투철한 직업 의식이 없거나 전문성이 결여된다면 미용인으로서 성공할 수 없는 것은 명약관화합니다. 디자이너들이 꿈꾸는 것은 언젠가 자기도 오너가 되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만나는 미용인마다 불황이라고 난리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초심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원장님들은 처음 미용실을 오픈했을 때 직원들과 같이 성장하는 멋진 미용실을 꿈꾸었을 것입니다. 디자이너들이나 스텝들은 나중에 오너가 된다는 생각으로 원장님과 뜻을 같이 한다면 이 불황을 이겨내는 지름길이라고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말합니다.

 

불황일수록 초심을 잊지 않는 자세, 이것만이 불황을 극복하는 지름길임을 뜻있는 미용인들은 재차 강조합니다.

 

이완근(편집국장alps0202@hanmail.net

 

 

그림자 찾기

 

그는 무엇인가에 취한 것처럼 보였다

외눈이었으며 한쪽 눈으로 세상을 다 집어삼킬 듯했다

주위의 시선을 아랑곳 하지 않으면서도 옷매무새를 고쳤다

오래된 잡기장을 찢어버리기도 했다

그럴 때면 그렁그렁 쇳소리 나는 울음을 토했다

아니 노래였다

 

눈이 땅에서 하늘로 내리던 날

등을 고양이 배의 반대편으로 웅크린 채 그가 발견되었다

언 땅에서 아지랑이가 피어올랐다

사람들은 그를 토해냈다

 

그는 매번 웃었다

길가 코스모스를 향해 웃었고 그림자를 보며 웃었다

웃음은 남루와 함께 그를 상징하고 있었다

골목을 헤집고 다니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많은 사람은 그가 미쳤다고 했고 몇은 천재일 거라고 말했다

광인이든 수재든 그가 보이지 않자 사람들은 불안해했다

비에 타들어가는 앞산만 바라보았다

여러 풍문들이 여름 숲처럼 무성해질 때가 되어도 그의 행방은 묘연했다

그럴수록 입국장 앞에서 두어 시간 이상을 기다린 이처럼 사람들은 초조해했다

그때마다 구두 뒤축을 닳아갔고 입은 빨리 움직였다

솥뚜껑도 음산한 소리를 냈다

호수를 말리던 햇살의 힘이 사그라질 무렵

양 눈을 다 가지고 그가 돌아왔을 때

사람들은 오히려 안도의 숨을 웅큼 웅큼 토해냈다

나무도 잎을 움직여 환영했다

그러나 골목길을 싸돌아다니는 버릇은 여전했다

풍경도 느릿느릿 지나갔다

 

그가 가진 눈이 처음부터 하나가 아니라 두 개였을 거라고

생각할 때쯤

그는 다시 그림자와 함께 증발해버렸다

언 땅에선 아지랑이만이 교회 종소리처럼

원을 그리고 있었다


<뷰티라이프> 2018년 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