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일기

아낌없이 주는 마음

불량아들 2018. 3. 29. 11:11

아낌없이 주는 마음

 

아침에 출근할 때 아내와 같이 한다. 옷가게를 하는 아내를 위해 짐이 많을 때는 회사에서 두 정거장 더 가는 아내 가게까지 짐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아내와 나, 모두 차가 없기 때문에 지하철을 이용한다.

오늘 아침에는 아내 짐 보따리를 들었는데 묵직하다.

 

돌 넣었어. 왜 이렇게 무거워?”

 

아니, 우리 옆 가게 언니가 며칠 후면 가게를 그만 두거든. 그래서 전라도 김치 맛을 이제 더 못 보겠다고 하길래 가져다주려고...”

 

알겠다. 아내는 남대문에서 옷가게를 하면서 주위 언니들과 참 친하게도 지낸다. 점심시간이 따로 없는 그곳에서는 각자 준비한 음식을 서로 나눠먹곤 했다. 아내는 친정이며 시댁에서 보낸 전라도 김치를 그간 많이도 퍼 날라 왔던 것이다.

그래도 얼마나 마음이 이쁜가! 가게를 그만두는 언니를 위해 김치 한 항아리를 싸놓다니...

아무 대가 없는 퍼주는 그 마음이 예뻐서 무겁다는 말 한마디 안하고 낑낑대며 김치 보따리를 가져다주고 온 기분 좋은 아침이다.

 

2018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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