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시가 있는 미용실
본지와 한국시인협회(회장 윤석산, 사무총장 김정수)는 미용실 품격 향상과 시 보급 운동의 일환으로 <시가 있는 미용실> 운동을 전개할 예정입니다. <시가 있는 미용실> 운동은 이미 본지에서 시행하고 있는 <전국 미용실 시 한 수 걸기 운동>과 병행하여 미용실에 시집을 비치함으로써 미용실의 분위기를 향상하고 숍의 이미지를 드높이기 위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시가 있는 미용실> 운동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한국시인협회에서 가칭 ‘좋은 시집 선정위원회’를 구성하고, 그 위원회에서는 미용실에 갖춰놓고 고객들이 손쉽게 읽을 수 있는 시집을 1차적으로 50여 권 정도를 선정합니다. 이에 동참하는 미용실을 본지에서 선정하여 시인협회에서 선정한 시집 50여 권을 해당 미용실에 전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물론 책장에는 시집과 <시가 있는 미용실>이라는 문구가 새겨집니다. 이후 시인협회에서 추가적으로 시집 선정 작업을 계속하여 리스트를 업데이트합니다. 이때 선정위원회에서는 일반인들이 쉽게 읽을 수 있으며 시로서도 품위를 잃지 않는 시를 선정하기로 했습니다.
<시가 있는 미용실> 운동은 미용실에 시집만 구비해놓는 것만이 아니라 해당 미용실이 한국시인협회 소속 시인들과 연계하여 지역 문화 운동을 전개할 수 있는 다각적인 행사를 공동으로 진행해나갈 예정입니다. 고객 초청 시인과의 대화라든지, 유명 시인 초청 시 낭송회 등등 미용실에서 할 수 있는 지역 문화 운동은 많이 있습니다. 행사의 성공 여부는 우리 미용실 원장님들의 의지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미용인은 말로만이 예술가가 아닙니다. 행동으로 보여야 합니다. 본지와 한국시인협회, 해당 미용실이 공동으로 진행해나갈 <시가 있는 미용실> 운동은 미용인이 그만큼 예술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잔치 분위기는 조성됐습니다. 이제 우리 미용인이 스스로의 품격을 드높이고 숍 이미지를 향상하여 예술가로 대접받는 일만 남았습니다.
<시가 있는 미용실>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하여 미용인의 긍지를 드높여주기를 고대합니다.
이완근(편집국장)alps0202@hanmail.net
나도 대중시를 써야겠다
이른 저녁을 먹습니다
아내와 집 뒤 큰 절로 산책을 나갑니다
아름드리 느티나무 몇 그루와
교복을 입은 소녀가 나올 것 같던 골목길을 헐어내고
큰 절은 위용을 뽐내고 있습니다
큰절이라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큰 절에서 공양한 무료 커피를 뽑아들고
밤 하늘, 밤 공기에 행복해진 아내는
어느 수녀 시인의 시를 줄줄 잘도 외웁니다
시인의 아내라는 사람이
남의 시를 잘도 외웁니다
목소리 좋다며 박수를 쳐주지만
산책에서 돌아온 나는
책상에 앉아
-나도 대중시를 써야지
머리를 질끈 동여매지만
어디 대중시라고 줄줄 써지나요
창 밖에선 개가
어둠을 향해 컹컹컹 짖습니다
<뷰티라이프> 2018년 6월호
'뷰티라이프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한미용사회중앙회의 이상한 행태 (0) | 2018.07.26 |
---|---|
본지 창간 19주년 (0) | 2018.07.02 |
<헤어디자이너, 한국 미용계를 이끄는 리더 12> 출간에 부쳐 (0) | 2018.05.04 |
시집 비치로 숍 품격을 드높이자 (0) | 2018.03.26 |
불황 극복은 초심으로... (0) | 2018.0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