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라이프 칼럼

미용계 행사, 투명해졌으면...

불량아들 2018. 10. 31. 10:55

Editor’s Letter

 

미용계 행사, 투명해졌으면...


가을색이 완연합니다. 거인의 걸음처럼 성큼성큼 다가온 가을은 우리의 마음까지 온통 붉게 물들여놓았습니다. 누구의 입에서라도 목마와 숙녀같은 시가 튀어나올 법만 계절입니다. 어제 저녁에는 사무실 근처에 있는 남산 밑 <문학의 집>에서 한 문학지가 주관하는 시콘서트가 있었습니다. 시 낭송, 짤막한 영화와 연극, 문학 강연, 시를 가사화한 노래 등등 다채로운 행사에 정신적 흥분지수가 많이 올라갔습니다. 새로움은 예술이 지향하는 최고의 경지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을로 접어들자 우리 미용계도 많은 행사를 치르고 있습니다. 요즘엔 일주일에 한두 번은 크고 작은 행사가 연이어 열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전엔 행사 주관사에서 초청장이 오면 중요한 일이 겹치지 않으면 모두 참석했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엔 많이 달라졌습니다. 행사의 중요도를 따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게을러졌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이용당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말이 정학한 표현일 것입니다. 가서 보면 낯 뜨겁고 민망한 행사들이 많이 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미용 대회에서는 등록만 하고 출전하지 않은 선수가 상을 타기도 했다는 후문입니다. 부끄럽고 부끄럽기 그지없는 일입니다.

 

이런 미용대회의 부끄러운 행태는 수 년 전, 지상파 텔레비전에서 보도한 이후 잠잠해졌다가 근래에 다시 성행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습니다. 문제는 이용당하고 있는 미용인들이 어떤 단체에서 주관하는 대회가 정통한 것인지 잘 모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더 큰 문제는 사이비성 단체가 자체 홍보는 더욱 요란하다는 점입니다. 미용 언론도 책임에서 무관할 수는 없습니다. 검증되지 않은, 사이비성 행사를 홍보하는 것은 언론의 직무유기를 넘어 미용인 기만행위입니다.

 

미용 대회나 행사는 미용계의 질을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합니다. , 그 행사가 정말로 공명정대하고 투명하게 이루어지고 있느냐는 것에 성패가 달려있습니다.

 

지금도 질 높은 미용대회나 헤어쇼를 위해 불철주야 고민하고 노력하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런 분들의 의욕이 떨어지지 않는 것은 물론 미용계의 수준 향상을 위해 우리 미용계의 대회나 행사에 자정 노력이 절실한 때입니다.

 

새로움을 추구하되 공정하고 투명한 행사가 우리 미용계에 뿌리내리기를 소망해 보는 풍성한 가을입니다.

이완근(편집국장)alps0202@hanmail.net

 

 

 

 

 

고추잠자리

 

명치 시린 가을 하늘

고추잠자리 몇 마리

엉덩이를 흔들자

천지가 원을 그리며

붉어지고 있다

 

태초부터

그러하였다

한다


<뷰티라이프> 2018년 1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