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라이프 칼럼

<시가 있는 미용실> 닻을 올리다

불량아들 2018. 12. 20. 14:44

Editor’s Letter

 

<시가 있는 미용실> 닻을 올리다


지난 1211일 서초구에 위치한 박준뷰티랩 강남점에서는 뜻있는 행사 하나가 열렸습니다. 그동안 본지와 ()한국시인협회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시가 있는 미용실> 캠페인이 결실을 거둬 드디어 그 1호점으로 박준뷰티랩 강남점이 선정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날 행사를 기념하기 위하여 한국시인협회 소속 시인 다섯 분이 자리를 함께 하여 축하해주었을 뿐 아니라 각자의 시집 10권씩을 박준뷰티랩 강남점에 비치했습니다. 이날 참석한 시인은 김정수(시집, 하늘소 가는 혀) 한국시인협회 사무총장을 비롯, 김명은(사이프러스의 긴 팔), 박완호(기억을 만난 적 있나요?), 백인덕(짐작의 우주), 유정이(나는 다량의 위험한 물질이다) 시인 등입니다.

 

시가 있는 미용실은 한국시인협회에서 선정한 시집을 숍에 비치, 미용실 분위기를 고급화하고 문화 시민으로서의 고객의 니즈에 맞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운동입니다. 한국시인협회 입장에서는 고객 충성도가 높은 미용실에 시집을 비치함으로써 양서의 시집을 국민들께 알린다는 취지가 있다 하겠습니다.

 

한편 한국시인협회에서 시집을 선정하는 기준으로는 시적 완성도와 시로써의 품격을 가졌으며 일반 국민들이 쉽게 이해하기 쉬운 시집 중심입니다. 난해하여 일반 대중으로부터 외면당하기 쉬운 시가 많은 현실에서 시가 국민들께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사료됩니다.

 

시가 있는 미용실 운동은 시집 비치뿐 아니라 고객들을 위한 시낭송회, 시인과의 대화, 저자 사인회, 시화전 등을 해당 숍과 연계하여 지역 문화 운동까지 같이해나간다는 계획입니다. 이제 미용실은 단순히 머리를 다듬거나 손질하는, 외모를 가꾸어나가는 단순한 공간이 아닙니다.

 

시가 있는 미용실에 동참하기 위해서는 본사의 시가 있는 미용실 운동본부로 연락하면 자세한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시를 사랑하는 모든 미용인들께 자격이 주어진다는 사실도 함께 공지해드립니다.

 

본지 뷰티라이프와 한국시인협회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시가 있는 미용실> 운동에 전국의 많은 미용인들께서 동참해주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이완근(편집국장)alps0202@hanmail.net

 

 

고장 난 면도

 

옛 애인이 선물해준 전기면도기가 고장 났다

사랑도 고장 날 수가 있는가?

 

오늘 아침엔 일일면도기로 수염을 민다

천천히 천천히 깎으면 되건만

고장 난 하루를 복원하듯

허둥지둥 서두르다

아뿔싸, 쓰라린 피

 

상처를 되돌려놓을 수 없듯

옛 사랑도 되돌려놓을 수 없듯

붉은 피만 영롱한데

 

오늘 아침

사랑도 생활도

각혈하듯 옴을 안다,

고장 난 듯 옴을 본다

    

<뷰티라이프> 2019년 1월호

'뷰티라이프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체할 수 없는 미래의 직업, 미용사  (0) 2019.02.19
<카카오헤어샵>의 도전  (0) 2019.01.21
'낀세대' 미용인  (0) 2018.11.26
미용계 행사, 투명해졌으면...  (0) 2018.10.31
문제는 기술력이다  (0) 2018.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