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라이프 칼럼

<카카오헤어샵>의 도전

불량아들 2019. 1. 21. 11:08

Editor’s Letter

 

<카카오헤어샵>의 도전

 

언젠가 말씀드렸습니다만 미용인들만큼 정과 의리가 많은 집단도 드물 것입니다. 나라 경제가 어렵기 때문인지 미용실 프랜차이즈 본사나 미용 기업에서 행하던 송년회와 신년회 행사가 많이 줄었습니다. 올 한해는 우리나라 경제나 기업이 전진하기 위한 시금석의 해가 될 것 같습니다. 그런 변화를 앞두고 몸을 사리는 것은 당연한 이치겠지요.

 

()하시스(대표 황영호)란 상호는 미용인이라면 거의 아실 것입니다. 하시스는 1992년도에 창업해 미용실, 피부미용실, 네일숍 등에 고객관리 프로그램을 개발, 보급하고 있습니다. 헤어짱으로 대표되는 미용실 고객관리 프로그램은 고객관리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는 전국 25,000 여 미용실 중 15,000 여 미용실에서 헤어짱을 이용,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또한 지난 2016년부터는 미용업계에 예약 문화를 정착하고자 카카오헤어샵이라는 헤어숍 O2O 서비스를 론칭해 미용계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았었습니다.

 

지난 1월 초에 하시스 황영호 대표를 만났습니다. 사옥을 판교로 옮긴 것을 핑계 삼아 막걸리도 한잔할 겸 기자들과 약속을 잡은 것입니다. ()하시스는 미용실 고객관리 프로그램을 전담하는 헤어짱과 뷰티짱을 운영하는 CRM사업부와 헤어샵사업부 등 2개 회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습니다. 기자가 염려했던 점은 카카오헤어샵이 카카오라는 대기업과 연계되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미용인들은 대기업이 미용계에 진입하는 것을 생리적으로 싫어합니다. 소자본, 영세업이 대부분인 현실에서 이해하고도 남습니다. 지난 시절 LG그룹에서 미용업계에 진출하려다 미용인들의 적극적인 저지에 포기했던 선례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예와 카카오헤어샵은 다름을 황영호 대표와의 만남에서 알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서 자본 참여는 했어도 모든 운영과 경영은 ()하시스에서 100% 맡아서 한다는 것입니다.

 

그간 황영호 대표가 미용계에서 행한 언행을 봤을 때 믿을만한 말이었습니다. 27~8년을 미용계에서 일하며 미용인들의 숙원 사업 중 하나였던 고객관리 프로그램을 정착시켰고, 이제 예약 문화를 선도하려는 황 대표의 진심이 미용인들에게 다가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행히 카카오헤어샵이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니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과 의리에 익숙한 미용인들에게 황 대표도 초심을 잊지 말고 모든 미용실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고객관리 프로그램으로 업그레이드하고, 보다 효과적인 마케팅 플랫폼을 제공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미용 가족이라는 말을 미용인들은 참 좋아합니다.

 

                                 이완근(편집국장)alps0202@hanmail.net

 

 

그들의 잔치

 

그들은 또 모였다

큰아들은 워싱턴에서 왔고

큰딸은 벤쿠버에서 왔다

둘째아들은 전국을 떠돌다오고

집을 지키고 있는 막내만 손길이 분주했다

 

삶은 이렇게들 모여서

수상한 시절에 대해 이야기하고

대학을 졸업하거나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들에 대해

조심조심 얘기했다

이야기가 새나가면 큰일이라도 난다는 듯

옆 사람에게만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올해 다른 점이 있다면 큰아들의 용돈 봉투가 두툼해졌다는 것이다

그럴수록 어미의 근심은 늘어만 갔다

형제들도 빈부의 차가 있었다

그들은 즐거워보였지만 평화가 없었고

얼굴의 기름기는 빛나 보이지 않았다

잔치가 끝나갈 무렵

그들은 돌아갈 길을 두려워했고

그러나 한 가득씩 가방을 챙겨야 했다

 

내년에도 조용한 만남을 가질 것이다

 

<뷰티라이프> 2019년 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