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함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아 아쉽다
입추가 지나자 한낮을 제외하고는 제법 선선합니다. 열대야로 푹푹 찌던 더위도 세월 앞에서는 장사 없음을 실감합니다. 흐르는 물처럼 모든 것이 순리대로 풀려나갔으면 하는 생각을 잠시 해봅니다.
며칠 전, 미용인 몇 분과 미용계 현안에 대해 얘기를 나누며 한나절을 보냈습니다. 겸사겸사 점심을 같이 하자는 이유로 짬을 냈는데 몇 분이 더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모두 미용계에서 ‘내노라 하는’ 이력을 가진 분들이었는데, 요즘 미용계에 대해 걱정이 많았습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미용계 뿐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어려운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지금 우리 미용계의 가장 큰 쟁점은 화합이라는 한 분의 말씀에 모두 공감했습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를 통하여 지도자나 조직의 장을 선출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 점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문제는 미용사회가 선거를 통하여 너무 양분된다는 점입니다.
대한미용사회중앙회만 하더라도 지난 해 24대 회장 선거에 3명이 입후보해 그 중 기호 3번 이선심 후보가 회장으로 선출되었습니다. 이선심 회장은 당선 후 부회장과 이사진을 구성했는데 후보자 2명 측에 섰던 미용인들이 많이 소외되었다는 지적입니다. 미용계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능력 있는 미용인들이 반대편에 섰다는 이유로 중책을 맡지 못한다면 미용계를 위해서 불행한 일이라고 이날 참석한 한 미용인은 말했습니다. 회장에 당선되었으면 사감(私感)을 없애고 같은 미용인이라는 마음으로 껴안아야 하는 아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그 말에 동의했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회장 당선 이후 낙선한 두 후보와 그 후보들을 도왔던 미용인들을 모두 함께 초청해 밥 한 끼라도 함께하며 화합을 강조했더라면 더 좋은 이미지로 우리 미용계의 존경받는 수장으로 거듭 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합니다.
참으로 공감 가는 말씀이었습니다. 우리 미용계가 선거를 통하여 분열되는 모습을 자주 보아왔던 기자의 입장에서는 그 말씀에 더욱 동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권력과 명예가 ‘우리 모두 미용인’이라는 동질성보다 앞설 수는 없습니다. 더구나 미용 조직은 미용인들이 미용인의 권익신장을 위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조직입니다. 미용인의 화합보다 우선시되어야 할 것은 많지 않습니다. 설령 선거 때는 ‘내편 네 편’에 있었더라도 선거 후에는 모두 ‘우리 미용인’입니다. 편 가르기 식의 인사는 지양되어야 할 과제입니다.
모임을 마친 후에도 우리들의 발걸음은 가볍지 않았습니다. 지금 실정으로 본다면 우리의 이런 바람은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기 때문입니다.
이런 생각이 기우에 그치길 빌어봅니다.
이완근(편집국장alps0202@hanmail.net)
수박, 너는 뭐냐?
뜨거운 여름 햇살 중
살구는 노란빛만 먹어 노랗고
가지는 보랏빛만 보듬어 보라색이고
오이는 초록빛만 고집해 녹색인데
수박 너는 뭐냐?
<뷰티라이프> 2021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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