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라이프 칼럼

[스크랩] 분통 터지는 일들

불량아들 2006. 5. 18. 16:16
Editor's Letter

분통 터지는 일들

미용계가 극심한 불경기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사회 전체적으로도 불황의 도미노 현상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국입니다.
어지간한 충격파는 내성으로 극복해 오던 미용계도 이번만의 상처는 쉽게,
단기적으로 치유될 것 같지 않다는 게 더 큰 걱정입니다.
그렇다고 ‘나 몰라’라 할 수는 없는 일.

미용계 불황을 자세히 살펴보면 미용인 스스로
불황을 자초한 처신을 하는 인사들이 있었다는 점을
솔직히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미용계의 대표적인 남성디자이너이며 그나마 대중적인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어느 원장은 머리 염색은 가정에서 몇 분만에 해도 된다는
모 제약회사의 염모제 광고를 버젓하게 내보내고 있습니다.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그렇잖아도 염색을 하면 인체에 해가 있다는 둥
머리 염색에 대한 일반인들의 시선이 예전만은 못한 실정에서
가정에서 빠르게 전문가의 도움없이도 염색이 가능하다는 광고를,
미용계에서 꽤나 유명하다는 인사가 하고 있으니
이보다 더한 아이러니를 세상 어디서 찾을 수 있겠습니까?

머리 염색은 까다로운 시술 방법과 약품의 사용으로
미용전문가의 시술만이 부작용을 막고 최상의 머릿결을 유지하는
올바른 태도라고 소비자들을 설득해야 할 미용인이
그 반대 논리를 내세우고 있으니 미용계에 미치는 부정적인 파장은
어쩐단 말입니까.
자기를 키워낸 토양을 부정하면서 자기만이 바로 설 수 있다는
자기 모순에 빠진 것이 아닌지,
아니면 나만 살면 된다는 식의 극단적인 이기주의의 소산이 아닌지
기자는 묻고 싶습니다.
제발 자중하소서.

요즘은 프랜차이즈 미용실마다 세컨브랜드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문제는 세컨브랜드를 빌미로 가격을 낮추는 행태가 공공연하게
전국적으로 자행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 미용실 불경기의 원인이 낮은 가격으로 인한 제살깎기 경쟁에서
비롯되어졌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미용인들이 많지 않다는 점을 상기할 때
대형 프랜차이즈 업소들의 세컨브랜드를 통한 가격낮추기 경쟁은
미용인들의 분통을 터지게 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이런 프랜차이즈 샵들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어느 정도 큰 규모로 운영되고 있어
일반인들에게 미치는 저가 광고 효과가 소규모 샵에 비해 월등합니다.
미용계에서 재산을 모았고 이름을 얻은 분들이
앞장서서 가격을 고수하지는 못할망정 가격 인하를 유도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제발 자애하소서.

미용사회중앙회와 공동사업자 계약을 맺고 샤이닝스킨 사업을 해오던
한 업체가 서울경찰청의 조사를 받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인 관계로 왈가왈부하는 것은 시기상조인 감이 있지만
지난 2002년부터 3만여 병의 제품을 미용사회 지부, 지회를 통하여 판매한
미용사회중앙회는 책임을 면키 어려워 보입니다.
더구나 허위 과장 광고에 관한 건은 엘리트 아쿠아 측에서도
사실을 인정하고 있어 중앙회의 위신이 땅에 떨어지고 있습니다.
곳곳에서는 제품을 판매한 샵에 항의가 잇따르고 있어
곤혹을 치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가뜩이나 불경기에 엎친데 덮친 격입니다.
화가 나는 것은 이런 일이 발생한 데에 대한 책임을
누구 하나 지려 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책임을 지는 것이 만사는 아니다 하더라도
70만 미용인의 위신을 실추시킨 데 대한 응분의 조치는 있어야 마땅하다는 것이
미용인들의 중론입니다.
중앙회만을 믿고 한 병이라도 더 팔려고 노력한 원장들은
지금 커다란 곤혹을 치르고 있다는 점을 책임있는 당사자들은
뼈저리게 느껴야 합니다.

미용계가 올곧은 정도로 움직이고 선배는 후배를, 후배는 선배를 믿고 따르는
조직으로 거듭 났으면 좋겠습니다.
진정으로 미용을 사랑하고 미용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가는 미용인들이 대접받는,
생기있는 조직으로 부활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과 같은 분통 터지는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서정주 님의 ‘우리나라 어머니’처럼 미용인들은 미용을 사랑하시지요?

이완근(편집국장)alps02@chollian.net

우리나라 어머니

아들이 여름에 염병에 걸려
외딴집에 내버려지면
우리나라 어머니는
그 아들 따라 같이 죽기로 작정하시고
밤낮으로 그 아들 옆에 가 지켜내면서
새벽마다 맑은 냉수 한 사발씩 떠놓고는
절하고 기도하며 말씀하시기를
“이년을 데려가시고
내 자식은 살려주시옵소서”
하셨나니......
그러고는 낮이면
가뭄에 말라 가는 논도랑을 찾아
거기서 숨 넘어가는 송사리떼들을
모조리 바가지에 쓸어모아 담아 가지고는
물이 아직 안 마른 못물로 가서
거기 넣어 주면서
“너희들도 하느님께 사정을 하여
내 아들을 도와 살려내게 해다우”
하시며
거듭 거듭 거듭 거듭 당부하고 계셨었나니......

뷰티라이프 6월호
출처 : 뷰티라이프사랑모임
글쓴이 : 아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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