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라이프 칼럼

복돼지

불량아들 2006. 12. 23. 22:43

복돼지

행사가 참 많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난 한 달 동안 크고 작은 행사에 불려나가지 않은 날이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미용대학의 졸업작품전은 거의 빼놓지 않고 참석했습니다.
장차 미용계를 이끌어 갈 그들의 모습을 보고 싶어서였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한 해 한 해 다르게 변화해가는 그들의 졸작 작품을 보며
기자는 흐뭇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작품 수준이나 행사에 임하는 꿈나무들의 열의가 대단했기 때문입니다.
몇몇 대학의 졸작은 기존 미용인들의 행사를 무색하게 만들 정도였습니다.

기자는 대학의 졸작을 감상할 때 몇 가지를 눈여겨봅니다.
가장 유심히 보는 점은 꿈나무로서의 독창성과 창작성입니다.
미용학과 졸작은 아직은 그들이 학생이기 때문에 그들에게서
특별한 기술이나 기교를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것을 바라서도 안 되고요.
대신 무한한 가능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자신만의 개성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기존의 틀이나 방식을 벗어난 자기만의 세계, 비록 서툴고 어색하지만 말입니다.

다음으로는 졸작에 임하는 자세입니다.
주어진 시간과 공간 속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그들이 기성의 미용인이 되었을 때
성공의 승패를 좌우하는 큰 밑거름이 될 것을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미용대학의 졸작을 볼 때마다
기발한 착상과 형식과 틀을 벗어난 신선함으로 놀랄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 놀라움이 반복될 때마다 우리 미용계의 앞날도 밝음은 당연지사겠지요.

이철 원장의 송년회에 다녀왔습니다.
미사리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이철헤어커커> 전국 매장의 직원들의 사교의 장이었습니다.
형식을 벗어나 자유롭게 이루어지는 그들의 잔치를 보며 기자는 황홀경에 빠졌습니다.
‘우리 미용계에도 이런 모임이 있구나’ 하고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여름에 딸과 함께 유럽을 배낭 여행하면서 느꼈던 신선함을
다시 한 번 맛볼 수 있었습니다.
이철 원장을 미용 예술계의 변방을 개척해 나가는 선구자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와 같은 행사가 우리 미용계에 폭넓게, 깊이 있게 확산돼 나가길 기대해 봅니다.

정해년, 돼지햅니다.
우리 미용계 전반에 두루두루 금돼지 같은 복들이 굴러들어 왔으면 좋겠습니다.




울보

그는 울보였다
엄마 젖이 모자라면 울었고
시험이 어려우면 울었고
구걸하는 아이를 보며 울었다

그는 더 커서도 울었다
늙은 엄마 생각에 울었고
가을 바람에 울었고
이별하는 장면을 보며 울었다

그러나 이제 그는 울지 않는다
이웃이 죽어가도 울지 않았고
슬픈 영화에는 더더욱 울지 않았다
그는 드디어 어른이 되어졌다

<뷰티라이프> 2007년 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