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그야말로 화창한 날씨.
오후 2시, 책상 앞에서 마감하는 기자들과 노닥거리고 있는데
도겸 선생으로부터 핸드폰이 발광을 한다.
인사동 <풍류사랑>에서 송엽주 묵고 있단다.
1년여 년 전 풍류사랑을 소개해 줬더만 요새는 나보다도 더 풍류사랑을 드나든다.
마감 때라 미적거리고 있었더만,
"오늘 같은 날 사무실에서 죽치고 있으면 세월에 대한 배반"이라며 꼬드긴다.
하긴 그렇다.
밖은 완연한 봄이다. 꽃망울 터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옷가지 챙겨들고 인사동으로 향한다.
길거리는 싱그런 봄 잔치다.
황소걸음으로 봄을 완상하며 인사동까지 걷는다.
가는 길에 청계천에도 들러 물소리 듣는다.
참 좋은 날씨, 참 좋은 세상이다.
40여분을 걸어 풍류사랑에 도착한다.
정치를, 경제를 안주삼아 송엽주를 무지 묵는다.
택시를 타고 집에 왔다는데,
어라, 아침에 일어나보니 구두가 바뀌었네... 참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