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탁번-해피 버스데이- 해피 버스데이 -오탁번- 시골 버스 정류장에서 할머니와 서양 아저씨가 읍내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시간이 제멋대로인 버스가 한참 후에 왔다 -왔데이! 할머니가 말했다 할머니 말을 영어인 줄 알고 눈이 파란 아저씨가 오늘은 월요일이라고 대꾸했다 -먼데이! 버스를 보고 뭐냐고.. 내가 읽은 시 2015.08.05
숲에 관한 기억-나희덕- 숲에 관한 기억 -나희덕(1966~ ) 너는 어떻게 내게 왔던가? 오기는 왔던가? 마른 흙을 일으키는 빗방울처럼? 빗물 고인 웅덩이처럼? 젖은 나비 날개처럼? 숲을 향해 너와 나란히 걸었던가? 꽃그늘에서 입을 맞추었던가? 우리의 열기로 숲은 좀더 붉어졌던가? 그때 너는 들었는지? 수천 마리 .. 내가 읽은 시 2015.08.04
저녁비-정수자- 저녁비 -정수자(1957~ ) 다 저녁때 오는 비는 술추렴 문자 같다 골목집 들창마냥 마음 추녀 죄 들추고 투둑, 툭, 젖은 섶마다 솔기를 못내 트는 누추한 추억의 처마 추근추근 불러내는 못 지운 눈빛 같다 다 저녁때 드는 비는 내 건너, 부연 등피(燈皮)를 여직 닦는 그대여 내가 읽은 시 2015.08.04
달팽이 약전-서정춘- 달팽이 약전(略傳) -서정춘(1941~ ) 내 안의 뼈란 뼈 죄다 녹여서 몸 밖으로 빚어낸 둥글고 아름다운 유골 한 채를 들쳐 업고 명부전이 올려다 보이는 뜨락을 슬몃슬몃 핥아가는 온몸이 혓바닥뿐인 생이 있었다 내가 읽은 시 2015.08.04
빗방울-오규원- 빗방울 -오규원(1942~2007) 빗방울이 개나리 울타리에 솝-솝-솝-솝 떨어진다 빗방울이 어린 모과나무 가지에 롭-롭-롭-롭 떨어진다 빗방울이 무성한 수국 잎에 톱-톱-톱-톱 떨어진다 빗방울이 잔디밭에 홉-홉-홉-홉 떨어진다 빗방울이 현관 앞 강아지 머리통에 돕-돕-돕-돕 떨어진다 내가 읽은 시 2015.08.04
범인-신미균- 범인 -신미균(1955~ ) 시커먼 홍합들이 입을 꼭 다물고 잔뜩 모여 있을 땐 어떤 것이 썩은 것인지 알 수 없다 팔팔 끓는 물에 넣어 팔팔 끓인다 다들 시원하게 속을 보여주는데 끝까지 입 다물고 열지 않는 것들이 있다 간신히 열어보면 구린내를 풍기며 썩어 있다 내가 읽은 시 2015.08.04
미용계를 변화시키는 많은 시도 미용계를 변화시키는 많은 시도 메르스의 여파가 사그러들고 있습니다. 메르스는 우리 사회 각지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우리 미용계도 예외는 아니어서 대략 20~30%의 매출 감소가 있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제 팔을 걷어 부치고 다시 뛰어야 할 때입니다. 이달에는 몇 가지 .. 뷰티라이프 칼럼 2015.08.03
우리나라 어머니-서정주-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26) 우리나라 어머니 서정주(1915~2000) 아들이 여름에 염병에 걸려 외딴집에 내버려지면 우리나라 어머니는 그 아들 따라 같이 죽기로 작정하시고 밤낮으로 그 아들 옆에 가 지켜내면서 새벽마다 맑은 냉수 한 사발씩 떠놓고는 절하고 기도하며 말씀하..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 2015.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