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 부고 어느 날 갑자기 나 죽거든 봉투에 꽃씨나 각자 넣어주오 민들레나 자운영 봉숭아 홀씨 되어 툭, 세상 어느 한자리 내려앉아 꽃물 들이고 있으리니 어느 날 갑자기 부고 오는 날 봉투에 꽃씨나 넣어주오 <뷰티라이프> 2018년 4월호 자작시 2018.07.05
그림자 찾기 그림자 찾기 그는 무엇인가에 취한 것처럼 보였다 외눈이었으며 한쪽 눈으로 세상을 다 집어삼킬 듯했다 주위의 시선을 아랑곳 하지 않으면서도 옷매무새를 고쳤다 오래된 잡기장을 찢어버리기도 했다 그럴 때면 그렁그렁 쇳소리 나는 울음을 토했다 아니 노래였다 눈이 땅에서 하늘로 .. 자작시 2018.07.05
직업 의식 직업 의식 장의사가 말했다 -혹시 죽으실 일 있으면 연락주세요 -죄 지으시면 바로 전화주세요 이는 어느 경찰서 경목실장의 말씀 목소리를 잃은 흘러간 유명 여가수처럼 미용사가 말했다 -미안해요, 요새는 언밸런스가 대세라서요...... <뷰티라이프> 2018년 2월호 자작시 2018.07.05
동심 파괴 동심 파괴 유치원에 다녀온 꼬마가 말했다 -엄마 내 짝꿍 다은이와 결혼할거야 -결혼은 20년 후에나 하는 거란다 -20년 기다리면 되지 -20년 후에 니 짝꿍은 돈 많은 남자랑 결혼할걸 크리스마스 이브 날 -산타 할아버지, 나는 나쁜 아이라 크리스마스 선물 받을 수 없지요? 다섯 살 난 유민이.. 자작시 2018.07.05
본지 창간 19주년 Editor’s Letter 본지 창간 19주년 이번 호가 본지 창간 19주년 기념호입니다. IMF가 기승을 부리던 1999년 7월호로 창간했고, 이제 그간을 회상하니 감회가 새롭다는 말로는 그 소회를 다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이제 창간 19주년을 맞이하여 새로움을 추구해야 한다는 시대 트렌드를 다시 생각.. 뷰티라이프 칼럼 2018.07.02
호박 오가리-복효근-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60) 호박 오가리 복효근(1962~ ) 여든일곱 그러니까 작년에 어머니가 삐져 말려주신 호박고지 비닐봉지에 넣어 매달아놨더니 벌레가 반 넘게 먹었다 벌레 똥 수북하고 나방이 벌써 분분하다 벌레가 남긴 그것을 물에 불려 조물조물 낱낱이 씻어 들깻물 ..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 2018.06.25
시가 있는 미용실 Editor’s Letter 시가 있는 미용실 본지와 한국시인협회(회장 윤석산, 사무총장 김정수)는 미용실 품격 향상과 시 보급 운동의 일환으로 <시가 있는 미용실> 운동을 전개할 예정입니다. <시가 있는 미용실> 운동은 이미 본지에서 시행하고 있는 <전국 미용실 시 한 수 걸기 운동>.. 뷰티라이프 칼럼 2018.05.30
나무와 나는-김병호-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59) 나무와 나는 김병호(1971~ ) 나무가 멀리로 떠나지 못하는 까닭은 제 몸에 쟁여놓은 기억이 많아서이다 얼룩종다리새의 첫울음이나 해질녘에서야 얇아지는 남실바람의 무늬 온종일 경을 읽는 뒤 도랑의 물소리들 나무는 그것들을 밤새 짓이겨 동그..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 2018.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