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보 울보 그는 울보였다 엄마 젖이 모자라면 울었고 시험이 어려우면 울었고 구걸하는 아이를 보며 울었다 그는 더 커서도 울었다 늙은 엄마 생각에 울었고 가을 바람에 울었고 이별하는 장면을 보며 울었다 그러나 이제 그는 울지 않는다 이웃이 죽어가도 울지 않았고 슬픈 영화에는 더더욱 울지 않았다 .. 자작시 2007.01.22
몰래 카메라 몰래 카메라 세상은 속고 속이는 것이라고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고 일요일 밤마다 이경규 씨는 만세 삼창을 외치며 경고한다 저 뻔뻔함 속의 진리 그대 말마따나 속고 속이는 게 삶이라면 몰래 카메라에 당하듯이 당하고 나서 시원하게 한 방 웃듯이 몰래 카메라처럼 한 생 살아보고 싶다 일요일 밤.. 자작시 2007.01.22
미용실 가는 날 미용실 가는 날 아름답기 위하여 향기나기 위하여 미용실을 찾는다 샹냥한 미소 부드러운 음악 마이더스의 손길이 지나간 자리 머리가 예뻐지고 얼굴이 환해지고 결국엔 마음까지 예뻐지는구나 미용실 가는 날 여자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인이 된다 자작시 2007.01.22
엄마 배는 요술쟁이 엄마 배는 요술쟁이 엄마 배는 요술쟁이 하늘 나라 애기 궁전 아기 하나 가져다 뱃속 고이 간직했네 엄마 배는 심술쟁이 동생 하나 달랬더니 아니 아니 아니다 열 달을 기다리라네 자작시 2006.04.18
사랑의 환희 사랑의 환희 하늘에서 별이 쏟아지듯 펄떡거리는 돌고래 바다에서 솟구치듯 장미 한 송이 새벽 이슬에 벙그듯 내 사랑 이렇게 찾아왔네 어느 날 그렇게 시나브로 찾아와 내 작은 가슴속에 새싹 키웠네 별같은 여인이여 인어같은 꽃같은 여인이여 지금 온 세상은 여인의 향기로 가득 차서 나는 눈 먼 .. 자작시 2006.04.18
가을 서정 가을 서정 까르르 까르르 웃다가 와르르 울음 짓는 그대처럼 양철 지붕 위를 후두둑 후두둑 때리고 가는 가을 비 그 비 방울방울 스며 있는 얼굴 으스러지도록 좇아가다 그만 멎는 마음 한 자락 1997.10 자작시 2006.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