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예보 일기 예보 警告 오늘 강 추위 스카라비 부츠를 신지 않으면 발가락 凍傷 오리털 점버를 입지 않으면 심장 凍死 영리한 이 땅 끼고 신고 입고 마침내의 배반 S.O.S 구조 바람 1987.1.27 자작시 2006.04.17
운동장 운동장 "하나 둘 셋 넷" "하나 둘 셋 넷" "둘 둘 셋 넷" "둘 둘 셋 넷" "하나 둘 셋 ......" "....................." 누군가? 그녀의 가슴에 아련한 추억을 꽂은 자는 1986.3 자작시 2006.04.17
가을 밤 가을 밤 가을 밤이다 2시다 알밤 터지는 소리 귀뚜리 소리 달빛은 영글어 부서져 내리는데 시름조차 잊은 누이는 벙어리 되어 서성이는 갈 바람만 붙잡아 두는 가을 밤이다 3시다 1987.7 자작시 2006.04.17
변소 앞에서 변소 앞에서 묵었으면 묵은 만큼 내놓아야지, 아암 묵고도 내놓지 않으면 언젠간 터지지 아암 느그 집엔 밴소도 읎나? 구린내가 솔솔 풍기는 변소 앞에서 살아 생전 할머니 되살아나신다 먹었으면 먹은 만큼 내놓아야지, 아암 1985.5.25 자작시 2006.04.17
빗방울 빗방울 하나가 되고자 하는 마음 아는가 그대는 하나가 되지 못하는 동그란 육체 서러워서 한밤을 흐느끼다가 양철 지붕 위에 후두둑 투신도 하고 땅바닥에 머리 부딪쳐서 하나가 된다 상처로 입은 육신 강물 이루고 고랠 키우고 나뭇잎 만들고 그러나 그 사랑은 짧아 다시 날아 올라 날.. 자작시 2006.04.17
운수 좋은 날 운수 좋은 날 저녁을 일찍 먹었네 라면을 불어 가며 스포츠 뉴스에서 기아가 연승했다는 소식을 듣고 입이 함박만해지네 버트 랭카스터와 데보라 카의 해변에서의 멋진 연기가 보기 좋은 '지상에서 영원으로'를 보네 예쁜 아내는 와이셔츠 다림질을 하며 가끔씩 나에게 미소를 보내고 기.. 자작시 2006.04.17
바위 바위 바위입니다 그러나 날고 싶은 바위입니다 꽃처럼 바람결에 실려 황톳길을 구르고 줄 끊어진 연처럼 날아올라 아픈 가슴이라도 쓰다듬고 싶습니다 지상에 남겨진 잊혀져 가는 것들 모다 쓸어안고 날아올라 반짝이는 것들에 옮겨 놓으렵니다 신호처럼 바위입니다 안방까지 백골이 .. 자작시 2006.04.17
놀이 놀이 마침내 한 아이가 실팍한 돌로 뱀의 머리를 내리 찍었다 자지러지는 뱀을 어떤 아이는 작대기로 푹 찌르고 다른 아이는 침을 퉤 하고 뱉었다 마차 한 대가 선명한 자국으로 그 위를 지나가고 있었다 가을 황혼 무렵 고샅길에서였다 1987.9.21 자작시 2006.04.17
길 길 어머니, 보셔요 환한 해바라기 얼굴을 하고 아기자기하고 둥글고 예쁜 조약돌 되어 동화 속의 꽃길을 떼지어 갔었어요 무서워요, 어머니 폭포 속으로 으르렁거리는 바닷속으로 하나, 둘 뛰어 들고 있어요 노래를 부르며 그치다 다시 외치고 장밋빛 피를 흘리고 있어요 보셔요, 이쪽에.. 자작시 2006.04.17
수업료 수업료 까맣게 잊고 지내다가 이맘 때만 되면 내가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이 문득 육십만 원이면 황소 한 마리가 아니라 그 크기만큼의 상처를 도려내는 것이 아닌지 시골의 부모님은 보기도 어려운 고지서를 받아들고 많은 돈에 대견해 하며 서로의 허리를 쓰다듬기도 하지만 이제 일 .. 자작시 2006.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