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낙엽 봄 햇살, 여름 뙤약볕, 머금고 품어 고이 간직하더니 드디어 분기탱천하는 기상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온통 그리움이로구나 절정이로구나 이제 스치는 바람에 나뒹구는, 아, 낙엽은 그대가 보내온 연서 <뷰티라이프 12월호 자작시 2008.09.01
사람꽃 -선녀일기- 사람꽃 -선녀 일기- 이불 갰다 양치질했다 세수했다 머리감았다 화장했다 옷 입었다 향수 뿌렸다 미용실, 머리했다 드디어 사람꽃이 되었다 <뷰티라이프>11월호 자작시 2008.09.01
우리들의 그대 우리들의 그대 여보세요, 조심하세요 손대면, 아니 쳐다보기만 해도 큰일나요 그는, 살아 있는 폭탄이 되었어요 물, 불장난은 하지 마세요 저기 오고 있어요 가능한한 빨리 납작 엎드리고 눈을 마주치지 마세요 그는 자글자글 타오르는 태양 아래서도 나무 그늘 밑에 쉬지 않고 대추알 같은 비가 쏟아.. 자작시 2007.08.29
비 오는 날 비 오는 날 비가 옵니다 온 식구가 툇마루에 모여 앉아 빈대떡을 부쳐 먹으며 오는 비를 바라봅니다 할아버지는 비 때문에 쑤신 허리를 할머니께 맡기시고, 힘이 부치시다는 할머니는 그러나 잘도 할아버지 허리를 주무르십니다 아빠는 ‘단비가 오시는구나’ 웃음 지으시며 삽을 들고 논으로 나가십.. 자작시 2007.08.29
매미 매미 운다, 매미 새벽같이 내 맘같이 매미 운다 내 맘 같은 새벽 같은 **술을 한잔 마신다. 두 병 묵는다. 세 병 찌끄린다. 여름밤에 마시는 술은 그러나 취한다. 여름밤에 술을 묵고, 어떻게 사는 게 옳게 사는 법인지 자문해본다. 하, 이 나이에... 내가 가진 걸 나열해 보고 가지지 못한 것을 적어 본다. .. 자작시 2007.07.29
5월 풍경 5월 풍경 밤새 누구하고 놀았더냐 아침 햇살 아래 퍼래져만 가는 신록을 보며 참새 한 마리 조잘조잘 잘도 꾸짖어 대고 있다 [시작후기] 푸르름이 온 천지를 뒤덮고 있는 5월 아침, 창문을 통해 반짝이는 아침 햇살을 받으며 새벽잠을 깰 때의 기분은 참 경이롭습니다. 잠시 잠깐 온몸을 휘감아 흐르는 .. 자작시 2007.06.01
그대의 부재 그대의 부재 비 오면 방울방울 그대 얼굴입니다 낙엽 지면 가닥가닥 그대 모습입니다 그대는 어둠과 함께 스멀스멀 찾아옵니다 꽃 속에, 글자 속에, 세상 속에 그대뿐입니다 쌀 씻고, 집 짓고, 이부자리 까니 그러나 그대 보이지 않습니다 서럽게 그대 모습 아니 보입니다 그대는 정녕 어디에 있나요? 자작시 2007.05.08
공존 공존 배암이, 오뉴월 달구어진 대지를 납작 엎드려 살 맞대고 가는 이유는 뜨거움을 몰라서가 아니야 소중한 이 품에 안듯 지구 돌아가는 소리 온몸으로 휘감아 느끼고 싶은 게야 내 맘이, 자작시 2007.05.08
봄봄 봄봄 하늘을 향해 “펑” “펑” 고함치고 있는 저 오만함, 세상의 모든 응어리, 그리움, 한을 우주 밖으로, 밖으로 몰아낼 것 같은 저 방자한 불꽃놀이처럼 오늘, 봄 꽃봉오리 “퍼엉 펑” “퍼엉 펑” 세상을 놀래키고 있다 자작시 2007.05.08